실패한 것들을 쫓아 4천만불 매출 - 한인 기업인 이강필 회장
보스톤코리아  2007-07-31, 01:14:35 
▲ (상)아스펜 시스템즈 회장 이강필 박사
▲ (하)꿈의 신소재 에어로젤을 사스펜 시스템스사가 상용화 한 담요형 에어로젤. 밑에서 용접기로 열을 가해도 손을 댈 수가 있다.

뉴잉글랜드 사람들 : 세계를 이끄는 제품을 개발하는 한인 기업인 이강필 회장
꿈의 신소재 ‘에어로젤’세계 최초 상용화 등 세계를 이끄는 제품 개발    



“될 수 있으면 다른 회사들이 수십년동안에 걸쳐 노력했으나 실패한 것들을 찾아서 우리가 이루어 내는 것입니다.”
말보로 소재(Marlborough, MA) 아스펜 시스템스(Aspen Systems, Inc.)의 회장 이강필 박사(62)는 아스펜 시스템스를 이렇게 설명한다.
무려 75년이나 각광받아 온 꿈의 신소재 ‘에어로젤’의 상용화를 이끌며 세상의 주목을 받고 있는 아스펜 시스템스. 이 회사는 아스펜 에어로젤스를 비롯한 4개의 스핀오프형식의 계열사와 아스펜 컴프레서 LLC 등의 2개의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는 대형회사다. 아스펜 에어로젤스는 2004년 Nano Product of the Year상을 받았고. 2005년 포춘 매거진이 선정한 세계 25개의 첨단 개발 회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전체 회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약 4천만불($40Million)정도다. 대부분 제품 생산이나 판매가 아닌 연구개발(R&D)로 벌어들인 수익이라는 점이 더욱 놀랍다. 지난 2006년 9월 로드아일랜드에 아스펜 에어로젤스 공장을 건립해 본격적인 생산을 시작했기 때문에 앞으로는 훨씬 더 큰 매출액을 바라볼 수 있다.
이회장에 따르면 에어로젤 상용화 시장은 2020년에 약 3천2백억 불($32billion)정도 규모가 될 전망이다. 보통 리딩 브렌드가 시장을 점유하는 비율이 30%라고 가정할 때 에어로젤 시장만도 1천억불이 넘는 규모이다.
서울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MIT에서 박사학위를 획득한 이강필 회장은 슬로운 스쿨에서 경영학도 공부해 향후 기업 설립을 위한 발판을 다졌다. 이후 여러 회사에 근무하면서 회사 시스템을 연구했으며 5년 후인 1984년 직접 자신의 회사를 창립했다. 이것이 현재의 아스펜 시스템스다.
아스펜 시스템스 본사는 약 50여명만 근무하는 작은 규모다. “연구 회사가 비대해지면 생산성과 창의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이강필회장은 각 계열별 개발제품에 따라 회사를 분리해 독자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방법을 썼다. 따라서 본사는 작지만 총 6개의 계열및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회사 창립 초기에는 많은 어려움을 겪어야만 했다. “처음 5년동안 이 회사가 3달 후에도 존재하느냐 하는 것을 항상 걱정했다”고 한다.
“10년 동안은 생존하느라고 정신이 없었다. 빌 게이츠나 구글처럼 회사 설립해서 금방 올리가는 경우는 드물다. 회사 세워서 피눈물 나는 과정을 겪어야 한다. 처음 5-6년 동안은 회사의 전망이 항상 확실치 않다. 5년 생존하면 산다. 배수진 치고 이것 아니면 죽는다고 해야 한다.”고 그는 말했다.
충분한 자본력을 가지고 시작했던 회사가 아니기에 연구를 시작할 때도 달라야 했다. 연구 방향을 잡고 이를 연구개발(R&D)하고 제품을 만들어야 하는데 문제는 비용. 비용을 확보할 수 있는 연구방향 선택이 정말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선택 기준에 대해 이회장은 “인류 전체를 위해서 얼마나 광범위하게 사용할 수 있느냐, 글로벌 어플리케이션(global application)이 있고 글로벌 배네핏(global benefit)이 있는 것만 쫓아다닌 거죠”라고 말한다.  또 R&D를 하기 위해서는 자금이 필요한데 원하는 돈을 받아 내기 위해서는 미국정부가 원하는 이해와 일치해야 한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정부관련 부처(SBIR)에 가서 교육을 하고 원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제품이 개발 타당성이 있는 경우 정부에서는 장기적인 자금(long-term fund)을 받을 수도 있다.
보통 한 제품을 개발하는데 10년이상이 소요되기 때문에 정부에서 주는 자금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그래서 “개발을 완료했을 때 세계적으로 시장이 커야 한다”고 이회장은 밝혔다. 그리고 아주 중요한 것은 제품이 아주 개발하기 어려운 것이어야 한다. “쉬운 것은 다른 회사들이 하니까. 몇십년동안 아무도 못하던 것, 그런 것만 쫓아 다니죠”. 다른 회사들이 수십년에 걸쳐 노력했다 실패했던 것들을 찾아서 해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런 여러가지 조건에 다 맞는 것이 바로 에어로젤이다. 이외에도 현재 연구중인 나노 암치료 방법. 소형 컴프레서 등 아스펜 시스템즈의 주력제품중 일부를 간략하게 소개해본다.

에어로젤
독일식 발음을 따 에어로겔이라고도 부른다. 에어로젤은 지극히 가벼운데다 단열, 방음 효과가 뛰어나다. 기네스북에 가장 가벼운 고체로 올라있다. 에어로젤은 1931년 미국의 과학자 스티븐 크리슬러 박사가 처음 개발했다. 그러나 손바닥만한 크기를 만드는데 4일이나 걸리고 이를 손가락으로 누르면 바로 부서져 지난 70여년간 ‘꿈의 신소재’로만 남아있었다.
아스펜 시스템사는 발상의 전환으로 70여년 제자리 걸음하던 것을 상용화시켰다. 이회장은 “가장 중요한 것은 프로덕트 폼이였다”고 말한다. 화학분야만 고려했지 제품의 형태를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기존의 회사들이 상용화 연구에 1억(100milion)달러 정도를 쓴 후 실패, 중간연구 결과를 다른 회사에 매각하곤했었다. 아스펜 에어로젤사는 옛날 것을 답습하지 않고 독자적 발상의 전화을 통해 상용화에 성공한 것이다.
93년도에 시작 1년만에 담요 형태의 에어로젤을 만들었고 이후 10년동안 이를 부드럽게 하고 저렴하게 만드는 것에 집중했다. 99년도에 제조비를 싸게 하는데 성공했고 그해 SBIR(중소기업기술혁신촉진프로그램)의 Technology of the Year상을 수상했다. 2003년에는 부드러운 에어로젤로 SBIR의 R&D 100 Award를 수상했다.
아스펜 에어로젤스는 작년 9월에 이스트 프로비던스에 공장을 세웠다. 지금 계획으로는 1-2년 후에는 주식공개(IPO)를 할 예정이다.

초소형 컴프레서
초소형 컴프레서(Compressor)는 지금까지 개발했던 그 어떤 냉각용 컴프레서보다 작고 가벼운 것으로 여러가지 용도로 사용된다. 높이가 2.7인치, 직경이 2인치로  포터블 쿨링 시스템에서 수퍼 컴퓨터 쿨링까지 사용 용도가 다양하고 시장도 크다.
1994년도에 개발을 시작했고 10년에 걸쳐서 제품가격을 낮추고 소형화를 완료했다. 유로 파이터 조종사들의 전투복의 쿨링 시스템이 바로 이 초소형 컴프레서를 사용하고 있다.  이강필 회장은 “미니어쳐 쿨링시스템으로는 우리가 월드 리더다. 경쟁제품보다 10배 이상 작고 가볍다”고 말한다. 2000년도에는 컴프레서로 SBIR의 R&D 100 Award를 수상했고 2006년도에는 소형 쿨러로 R&D 100 Award를 수상했다.
이 컴프레서 사업 시에는 밴처 캐피탈을 받지 않았다.  캔터키 주에서 공장건립 제안을 받고 국방성에서 미국내에 생산시설을 설치한다는 조건으로 자금을 확보할 수 있었다. 미 정부의  R&D 지원금 3백만불, 국방성의 지원금 6백만불을 받았다.  캔터키 주에서 1백 50만불을 받아서 공장을 건립 쿨링 모션이라는 상표로 퍼스널 쿨링 시스템을 만들 계획이다.


부작용이 거의 없는 암치료 방법
이강필 박사는 개인적으로 이 부작용 없는 암치료 방법을 지금까지 개발한 제품 중에서 가장 좋아한다고 밝혔다. 이 치료방법이 완성되는 경우 인류에 가장 큰 공헌을 할 수 있을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TNT(Targeted Nano -Theraputics) 부르는  이 암치료 방법은 2004년 미암연구협회(American Association for Cancer Research)저널 표지에 실렸다. 2006년 5월에서는 보스톤 글로브가 대서특필했다. 올해 3월에는 Journal of Nuclear Medicine에 실렸고 또 로이터 통신이 이를 보도키도 했다.
아스펜 시스템스가 이 연구를 2000년도에 시작, 1년 후 스핀오프해서 쳄스포드에 위치한 TBS, Inc.란 독립계열사로 만들었다.
나노 테크놀로지 암치료 방법은 사실 전혀 다른 곳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만들어 졌다. 국방성을 위해 개발한 용접 방법으로 자석가루 즉 나노파우더를 이용한 방법이 있다. 플라스틱 등이 부러졌을 때 나노 파우더를 묻혀  자장을 주면 이 자석 가루가 뜨거워지면서 플라스틱을 녹여 붙였다. 이 자력을 이용한 용접방법을 개발하면서 정확히 온도조절을 하는 방법을 배우게 됐다.  
개발팀중의 한 명이 이 나노 파우더가 암세포를 쫓아가게 하는 것이 어떻냐는 제안을 한 것이 계기가 되어 TNT연구가 시작됐다. 열을 가하면 암세포가 죽는다는 것은 잘 알려진 이야기다. 그러나 지금까지 열을 어떻게 전달하는가 하는 방법이 문제였었다.
연구팀은 자석 가루에다 항체(Antibody)를 붙이는 방법을 사용했다. 암이 생기면 세포 바깥에 단백질 마크가 많이 생기고 면역세포가 여기에 달라붙는 것을 이용한 것이다. 이 회장은 “우리가 고안한 것은 항체가 이러한 마커에 가서 들러붙는 것을 이용하는 것이다. 보통 세포들 도 물론 마커가 있는데 아주 극소량이다.”이라고 말한다.  
치료방법은 체내에 주사로 자석가루를 붙힌 항체를 투여한다. 암세포에 약 1천개의 자석가루가 달라붙으며 암이 있는 곳을 쉽게 검색할 수도 있고 여기에 자장을 가해 46도의 열을 가하면 세포가 죽는다.
이회장은 지금의  항암치료, 방사선 치료 등을 전쟁의 “무차별 폭격”에 비유하고 “암치료를 위해서 몸의 다른 것도 많이 죽여버린다. 특히 몸의 면역체계를 망가뜨린다. 그렇지 않아도 면역체계가 잘못돼서 암이 생기는데 면역 체계를 더 망가뜨려버릴 수도 있다.”고 말한다.
TNT는 다른 세포는 거의 손상시키지 않고 암세포만을 찾아 죽인다. 연구팀은 이미 동물 실험에서 아주 만족스러운 결과를 확인했다. 현재 계속 동물 실험 단계에 있으며 앞으로도 약 5년은 계속 동물과 인체 실험을 거듭해야 한다는 것이 이회장의 말이다. 사람에게 사용할 수 있기 위해서는 5년은 걸려야 할 것이라고. 현재 Dartmouth College와 공동작업을 하고, UC Davis와도 함께 작업하며 다른 대학과도 암 종류별로 나누어 연구를 공동진행할 계획이다.


“충분한 각오와 아이디어를 갖고 시작하는 경우 누구나 할 수 있다”고 말하는 이강필 회장은 시작한지 20년이 훨씬 넘었지만 “지금도 별다름없이 할 일이 많다”고 말한다.  처음 시작했을 경우 하루 15시간씩 주말도 없이 일했지만 지금은 하루에 8시간 정도만 일한다. 또 건강을 위해 아침에 2시간의 운동을 거르지 않는다.  
이강필 회장은 지난 83년부터 서드베리(Sudbury, MA)에 거주하고 있으며 도자기 예술가인 송재옥 여사와의 슬하에 큰딸 수진(27)과 아들 유진(24)을 두고 있다.


장명술 editor@bosto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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