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영화 다른 생각 - 라디오 스타
보스톤코리아  2008-01-27, 10:33:21 
라디오 스타

2006년 작
감독 : 이준익
주연 : 박중훈, 안성기 ......

‘~비디오 킬드 더 래디오 스타(video killed the radio star)~♬’ 그룹 버글스(Buggles)가 부른 노래에서는 비디오라는 새로운 매체가 그 동안 대단한 인기를 누려왔던 라디오를 완전히 압도하면서 라디오 스타들이 사라지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영화 ‘라디오 스타’에서 최곤은 오히려 라디오에서 다시 인기를 얻게 됩니다.
영화 ‘라디오 스타’에는 88년도 가수왕이었던 최곤과 그의 매니저, 박민수가 나옵니다. 최곤은 2006년 현재, 완전히 잊혀진 가수에서 새롭게 라디오 디제이로서 인기를 얻게 되고, 매니저 박민수는 걸림돌이 되지 않기 위해 최곤 곁을 떠나게 됩니다. 20년이란 시간을 뒤로 하고서 말입니다. 하지만 20년이란 세월은 마음을 정리하고 돌아섰다고 해서 간단히 정리되는 그리 만만한 시간은 아닙니다. 그 동안 서로에게 길들여진 두 사람은 온전하게 살아갈 수 없는 자신들을 발견하게 되지요.
‘시간이 흘렀으면 그 만큼 발전해야한다’는 어찌 들으면 아주 당연한 것 같은 이 말이 사실은 얼마나 어처구니없는 말인가 새삼 생각해 봅니다.
최곤의 경우 88년부터 2006년 까지 시간이 흐를수록 발전이 아니라 퇴보를 해 왔으니까요. 그리고 그렇게 망가져가는 최곤을 지켜보면서 끝까지 그를 스타로서 살아갈 수 있도록 자신을 버리고 최선을 다해 최곤을 위해 희생한 박민수가 있습니다.
시간이 흐른다는 것은 결국 살아온 만큼의 자신의 삶이 남는 것이지, 발전이나 퇴보라는 평가가 남는 것은 아니란 생각이 드네요.
우리의 삶 속에는 눈에 보이는 것과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이 있습니다. 평가할 때는, 주로 눈에 보이는 것 위주로 하게 되는 것이 당연지사겠지요. 하지만,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자신만이 깨닫게 되는 소중한 것들이 누구에게나 있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어떤 인생이든 함부로 평가할 수 없는 것입니다.
비록 남들 눈에는 별 볼일 없이 비칠지 몰라도, 살면서 소중한 깨달음을 얻었다면, 그 삶은 반짝 반짝 빛나는 별이라 할 수 있겠지요.  
영화의 마지막 장면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돌아온 박민수가 던진 손가방을 놓치지 않고 받아 든 최곤과 우산을 받쳐 주는 박민수.
영화 ‘라디오 스타’에는 스타가 없습니다.
사람이 있을 뿐입니다.
삶이 있을 뿐입니다.
그래서 더욱 가슴이 벅차오르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한동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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