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식의 종말을 주장하는 이유는
보스톤코리아  2008-02-24, 07:58:38 
지나친 육식이 건강뿐 아니라
환경에도 악영향 주장 제기


전 세계적으로 높아진 환경문제에 대한 관심은 우리 삶의 다양한 모습을 새롭게 성찰할 것을 요구한다. 지구온난화가 문제시된 이후 많은 사람이 배기량이 많은 차량보다 하이브리드 차량을 선택하고, 백열전구를 절전형 전구로 대체하고 있으며,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냉난방을 자제하는 등 생활방식에 대한 전반적인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그렇다면, 환경문제는 우리의 식생활을 어떻게 바꿀까? 뉴욕타임스는 “육식을 탐하는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하기(Rethinking the Meat-Guzzler)”라는 제목하에 고기를 먹는 것이 환경문제에 얼마나 큰 해악을 끼칠 수 있는지를 분석했다.
우선, 식용 가축 사육이 먹거리 생산에 있어 얼마나 비효율적인지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현재 지구에서 빙하로 덮이지 않은 육지의 30%가 직간접적으로 가축사육을 위해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10명을 먹일 수 있는 양의 곡물을 생산할 수 있는 토지면적에서 자란 옥수수와 콩으로 가축을 키워 고기를 먹는다면, 그 고기의 양은 기껏해야 두 명 식사 분 밖에 되지 않는다. 즉, 한 명 분의 고기가다섯 명 분의 곡물과 맞먹는다는 이야기다.

다른 말로 하자면, 육식의 증가는 그만큼 사람을 위한 곡물 재배지 감소를 의미한다. 그렇기 때문에 기아와 영양부족으로 고통스러워하는 세계 인구가 8억 명이라는 것을 고려할 때 지나친 육식은 세계 기아 문제를 해결하고자 반드시 자제해야 할 항목 중 하나이다.

또한, 고기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사료용 곡물을 재배할 농경지를 확대하고자 숲을 없애는 일이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 이로 말미암은 산림파괴 역시 심각한 문제이다. 한 예로, 1월 마지막 주, 브라질 대통령은 농경지를 만들기 위해 나무를 자르거나 숲을 불태우는 행위를 금지하는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브라질 정부에 의하면 지난 5개월 동안에 1,250 스퀘어 마일의 산림이 파괴됐다.
가축을 키울 때 사용되는 화석연료 역시 무분별한 육식을 자제할 수밖에 없게 하는 주요 요인이다. 가축 사육을 위해 농기계를 돌리고, 비료 농약을 만드는 등의 일련의 과정 속에서도 화석연료는 사용되고 환경은 파괴된다. 또한, 가축이 트림하면서 뿜어내는 메탄가스는 분자당 열 축적능력이 이산화탄소의 20배를 웃돌기 때문에 지구 온난화를 악화시킨다. 그렇기 때문에 가축 사육 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와 가축이 뿜어내는 메탄가스가 함께 기후변화에 미칠 영향은 그야말로 심각한 수준이다.

시카고 대학의 지구물리학자 기던 에쉘(Gidon Eshel)과 파멜라 마틴(Pamela Martin)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미국인이 20% 육식을 덜 하는 것의 효과는 마치 중형 세단 캠리(Camry)를 연비가 좋은 프리우스(Prius)로 바꾸는 것과 맞먹는다고 한다.  

작년에 발표된 일본의 가축과 목초지 과학 국가 연구소(National Institute of Livestock and Grassland Science)의 연구조사 역시 2.2 파운드의 쇠고기 생산이 유럽에서 제조된 일반 차량이 155마일을 달리느라 뿜어내는 이산화탄소량을 배출하며, 100와트 전구를 20일 동안 켜 놓았을 때 사용되는 에너지를 소모한다고 밝혔다.

육식이 환경에 끼치는 악영향이 이렇게 큼에도 고기 소모량은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이다. 1961년 전세계의 고기 공급량은 7,100만 톤이었다. 그러나 2007년 고기 공급량은 약 4배가 증가한 약 2억 8400만 톤으로 추산된다. 그 기간동안 일인당 고기 소비량은 2배가 늘었고, 개발도상국의 경우 지난 20년 동안 고기 소비량 증가율이 전세계 평균의 2배에 달한다. UN에 의하면 2050년에 고기 소비량은 다시 2배가 증가할 것이고, 고기 수요를 맞추기 위해 고기 공급을 늘리고자 행하는 여러 활동 속에서 환경파괴는 더욱 심각한 수준에 이를 것이라 한다.

육식을 많이 하는 것으로 알려진 미국인들은 전세계 평균의 두 배에 달하는 8온스의 고기를 매일 먹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전 세계 인구의 5%에 불과한 미국인들이 전 세계 가축의 15%에 해당하는 100만 마리의 가축을 매년 기르고 도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즉, 최악의 기름 소비국인 미국이 최악의 육식 국가라는 불명예까지 함께 안고 있는 것이다.

미국을 포함한 선진국의 육식문화에 대한 비판은 1990년대 초반부터 꾸준히 있었다. 특히 1992년 출판된 제러미 리프킨(Jeremy Rifkin)의 Beyond Beef(한국어 역:『육식의 종말』)은 지나친 육식의 위험성을 예리한 통찰로 분석한 책으로써, 이후 육식문화에 대한 논쟁을 재생산하는데 큰 이바지를 했다. 당시 리프킨의 주장을 무시했던 많은 사람에게도 이제 육식에 의한 환경파괴는 과학적으로 증명된 엄연한 사실로 다가와 버렸다.

육식이 환경에 끼칠 수 있는 해악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이 시점, 단지 개인의 건강을 위해서뿐만 아니라 기후변화라는 전 세계적 문제 해결에 동참한다는 의미에서 지나친 육식 습관을 비판적으로 성찰해 볼 필요가 있다.

김진혁  kjh@bosto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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