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 기러기 아빠의 쓸쓸한 죽음
보스톤코리아  2008-07-17, 09:39:34 
한국에 있는 가족과 떨어져 아침에는 학업을, 오후에는 직장생활을 하던 역 기러기 아빠가 갑작스럽게 사망해 주위를 슬픔에 잠기게 하고 있다.

미국에서 터전을 잡기 위해 학업과 직장생활을 병행하며 한국의 아내와 아들에게 송금하는 등 성실한 삶을 살았던 역 기러기 아빠 한창희씨(39)가 지난 14일 월요일 세상을 떠났다.보스톤 인접 위성도시인 몰든(Madlen, MA) 소재 아파트에서 TV를 켜놓고 소파에 누워 잠든 채로 그냥 숨졌기에 아직 정확한 사망시간과 사망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평소 늘 보고 싶어했던 아들과 부인에게는 한 마디 말도 남기지 못한 쓸쓸한 죽음이었다.

한창희씨를 발견한 것은 한창희씨의 처제 부부. 보스톤 다운타운에 있는 샐러드 바에서 일하는 한창희씨가 일하는 시간에 나타나지 않고 연락도 없어 집을 찾아갔으나 발견한 것은 한 씨의 싸늘한 주검이었다.

몰든 경찰 서장 페리고(Captain, Perrigo)씨는 “아직 부검 결과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경찰 기록을 발표할 수 없다”고 밝혓지만 “여러가지 정황으로 보아 자연사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페리고 서장은 전날 함께 지냈던 교회 사람들과 인터뷰 한 결과 “머리가 아프다고 호소했다든 이야기를 들었다”고 덧붙였다.
부검 결과를 빠르면 하루 늦으면 최대 1주일까지 걸릴 수 있다는 것이 경찰의 이야기다.

한씨가 출석하던 보스톤 사랑의 교회 담임 최형락 목사는 “13일 일요일 교회 야외예배가 있어 하루 종일 운동하고 배구 게임을 같이했을 정도로 건강하던 사람이 불과 몇시간이 안돼 사망했다니 잘 믿어지지가 않고 많은 교인들도 경악과 슬픔에 휩싸였다”고 밝혔다.
최 목사는 “비록 혼자 살았지만 전혀 이를 내색치 않았고 굉장히 밝은 분이셨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처럼 주위에 밝고 건강한 모습을 보여주었던과는 달리 자신의 처지를 잘 이해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는 많은 외로움을 토로했다고 한다. 한 씨가 다니던 영어학원의 학급 친구인 김옥경씨는 “늘 외롭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하고 “건강하고 밝았지만, 가끔씩 ‘아들과 아내가 보고싶다’, ‘외롭다’라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김옥경씨는 “너무 허망하고 쓸쓸한 죽음에 같이 공부하던 많은 친구들이 같이 울었다”고 말했다.  이 영어학원에는 한 씨와 비슷한 처지의 기러기 엄마, 아빠들이 제법 있는 편이어서 더욱 더 한 씨의 죽음을 뼈저리게 느꼈다고 한다.

한창희씨는 골프와 낚시를 즐기며 나름대로 건강 유지와 스트레스 관리를 위해 노력해왔다. 또한 보스톤 사랑의 교회에 나가며 찬양팀에서 활동했고, 연극에도 빠지지 않고 활동하는 등 사람들과 어울리려는 노력도 아끼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갑작스런 변고를 당한 것은 많은 경종을 울려주고 있다.

최근 한국에서 30-40대 돌연사 문제가 자주 거론되며 남성들의 위험성이 극히 높다는 것이 화제가 되고 있는데, 이민 또는 유학생활을 하는 한인들도 이러한 위험에서 안전하지 않다는 점이다. 돌연사의 원인은 대부분이 심장마비 또는 고혈압이라고.
지난 5월 말 한국일보가 한국의 질병관리센터의 발표를 토대로 보도한 자료에 따르면 고혈압 환자의 75%가 자신이 고혈압인 줄 몰랐다는 것.

보스톤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김한용씨(39)는 최근 우연히 혈압을 측정했다가 혈압이 175나 된다는 것을 알고 나서 즉시 짐(Gym)에 등록, 운동에 치중하고 있다. 일단 운동으로 혈압수치를 낮추려는 노력을 해보고 안되면 의사의 조치에 따라 혈압약을 복용하겠다는 것.

이 같은 심장마비와 고혈압은 운동부족과 스트레스에서 비롯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더구나 이민생활에서 오는 절대적인 외로움과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있는 기러기 엄마, 역 기러기 아빠 등 일부 이민 한인들은 비싼 보험료, 병원비용에 대한 공포 때문에 의료보험 가입을 어려워하거나 병원을 기피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Health Safety Network를 이용하는 경우 응급실에 가도 비용을 전혀 부담치 않을 수 있으며, 먼저 치료받고 나중에 이 의료보험에 가입해도 비용을 공제받을 수 있다. 또한 Community Health Center를 방문,정기적 신체검사도 요청할 수 있다. Health Safety Network에 대한 자세한 질문은 보스톤코리아(617-254-4654)에 하면 된다.

혼자 사는 사람들이 가장 싫어하는 것은 아무도 없는 집에 불을 키고 들어가는 것이라고 한다. 자녀들의 학업 또는 경제적 이유로 인해 부부가 떨어져서 살아야 하는 기러기 아빠들에게 외로움은 많은 스트레스가 되기도 한다.

이러한 의료서비스에 앞서 한인들 서로가 외로움에 빠져 있는 사람은 없는지 위로하고 자주 살피는 관심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장명술 editor@bosto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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