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꿈 항목 - 나말대(나의꿈 말하기 대회)에서 교차된 감정
보스톤코리아  2008-07-28, 08:32:09 
▲ 북부보스톤 교회 김지현 양이 ‘나의 긴머리’라는 흥미로운 주제로 발표,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재미한국학교협의회의 전국학술대회에서 개최되는 2세들의 '나말대(나의 꿈 말하기대회, 이하 나말대)'는 이 학술대회의 이벤트 중에 꽃이었다.
700여명이 가득 들어찬 프레밍햄 쉐라톤 호텔의 그랜드 볼룸에서 긴장하지 않은 채  천연스럽게 나의꿈을 말하는 2세들의 모습은 '놀라움' 그자체였다.

구성한 글의 완성도는 물론 또박또박한 발음, 거기에다 훌륭한 연기력까지 하나도 흠잡을 데가 없었다. 마치 한국에서 자라난 아이들이 아닌가 착각이 들 정도였다.
일부 교사들은 "왜 저렇게 잘하는 거야. 우리 반 학생들은 내년에 노력해도 좀 힘들겠어"라고 한탄을 늘어놀 정도였다.

하지만 나의 꿈 말하기대회를 한참 취재하던중 어느 순간부터 무엇인가 불편한 감정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꿈은 이루어진다'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나말대에 참가한 어린이들의 꿈이 궁금했었는데 정답은 이미 나와 있었다.
16명의 참가자중 대부분 참가학생들의 꿈은 '의사' 아니면 '변호사'였다. 어찌 저리 한결같을까. 아니 어찌 저리 획일화 됐을까. 너무 현실적인가.

골프신동에서 골프악동으로 변한 미셸위가 환상처럼 겹쳐졌다. 천재성을 느낄 정도로 뛰어나고 자랑스런 골프계의 신동이었지만 어처구니 없는 실수와 행동으로 비난을 받고 있기도 하다. 문제가 있을 때마다 그 이면에는 항상 부모 이야기가 등장한다. 결국 나와 같은 부모가 문제인가. 씁쓸해졌다.

이번 대회 우승을 차지한 뉴질랜드 오클랜드 초등학교 5학년 갈지연 양은 이미 눈에 확 띄는 발표와 연기로 관중을 사로잡았다. 이야기를 듣는 순간 우승감이구나 하는 것을 직감할 수 있을 정도.

'우리음식을 세계에 알리는 음식외교관'이란 주제였다. 얼마나 상큼한가. 아니 김치처럼 감칠 맛나는 주제 아닌가. 그의 발표는 마치 옆에서 김치를 먹고 있는 듯한 상상을 불러 일으키게 했다.

북부보스톤 한국학교 9학년 김지현 양의 발표도 '고품격'이었다. '나의 긴머리'라는 주제도 신선했을 뿐만 아니라 긴머리를 잘라 이를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데 기부한다는 글의 내용도 감동적이었다. 또한 펀드레이저가 되고 싶다는 장래 희망도 위대한 펀드레이저의 탄생을 보는 것 같았다. 갈지연 양의 발표가 김치와 같은 감칠맛 있었다면 김지현 양의 발표는 막 감은 머리에서 나는 풋풋한 샴푸향 같았다.

이 지역에 저런 인재가 있었구나. 가슴이 뿌듯했다.
우리 한인사회에는 2세들이 부족하다. 다시 말해 한인사회를 위해 일하는 2세들이 부족하다는 얘기다. 주위를 둘러보자. 의사, 변호사인 2세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렇담 아직도 의사, 변호사가 모자라다는 얘긴가.

장명술 editor@bosto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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