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 수당 청구 건수를 나타내는 그래프. 붉은 색으로 표시된 경기 침체기에는 실업 수당 청구 건수가 상승하고 있다.

경기 침체기가 언제 끝날지는 모두의 관심사이지만, 언제 끝날지는 정확히 예측할 수가 없다. 대다수의 전문가들이 올해 안으로 경기 침체가 끝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가운데, 저명한 경제학자가 바로 지금 경기 침체가 끝났다고 주장하여 관심을 끌고 있다.

노스웨스턴 대학에서 거시경제학을 가르치는 로버드 J 고든(Robert J. Gordon) 교수는 경기 침체가 끝났다고 말한다. 고든 교수가 경기 침체가 끝났다고 주장하는 근거는 실업 수당 청구 건수가 이미 고점을 찍었다는 것.

고든 교수에 따르면 1974년도 이후 경기 침체가 올 때마다 실업 수당 청구 건수는 증가했으며, 실업 수당 청구 건수가 최고점을 지난 이후에 경제가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다.

고든 교수의 주장을 무시할 수 없는 이유는 그가 국립 경제연구소(National Bureau of Economic Analysis, NBEA) 경기 순환 위원회의 회원 중 한 명이기 때문이다. 경기 순환 위원회의 주된 임무는 미국 경제가 침체기에 접어들거나 회복기에 접어들었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선언하는 일이다.

매주 목요일 아침에 발표되는 실업 수당 청구 건수는 중요한 경제 지표 중 하나이지만, 이제까지 이 한가지 지표만을 가지고 경기 침체를 논한 경제학자는 없었다. 많은 경제학자들이 여러 경제 지표를 가지고 경기 침체가 언제 끝날지를 예상한다.

그러나 고든 교수는 실업 수당 청구 건수야 말로 가장 정확하게 현실 경제를 반영하는 지표라고 말한다. 고든 교수는 매주 발표되는 실업 수당 청구 건수의 4주 평균 이동선을 구한 후 이를 바탕으로 경기 침체와의 연관성을 규명하였다.

고든 교수는 실업 수당 청구 건수와 경기 침체는 비슷한 패턴을 반복하였으며, 특히 이번 경기 침체는 1970년대의 경기 침체와 유사한 형태를 띄고 있다고 설명하였다. 그리고 5월에 접어들면서 실업 수당 청구 건수는 최고점에 이르렀다. 힘들고 길었던 경기 침체가 끝난 것이다.

고든 교수의 주장대로 경기 침체가 끝났다고 하더라도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경제가 회복기에 접어든 이후에도 여전히 실업률은 증가할 수 있으며, 이미 경제를 회복 시키기 위해 투입된 막대한 재원 때문에 연방 정부는 재정 적자의 압박에 시달리게 된다. 회복기에 이어지는 높은 세금과 인플레이션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정성일 jsi@bosto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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