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로 마라톤 붐 조성
보스톤코리아  2009-07-17, 15:18:47 
경기 침체로 인한 일시적인 해고가 늘어나면서 남는 시간을 훈련 시간으로 활용하는 마라톤 애호가들이 증가하고 있다. 훈련량이 많아진 만큼 기록도 향상되고, 주요 대회의 기준 기록을 통과하는 숫자도 늘고 있다. 경기 침체가 마라톤 붐을 촉진한 셈이다.

마라톤 매니아 레이 고비스는 지난 보스톤 마라톤대회에서 3시간 9분을 기록, 자신의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새로운 기술을 배운 것도, 날씨 덕을 본 것도 아니다. 비결은 바로 해고를 당한 덕분이었다. 갑자기 늘어난 여가 시간을 활용해 훈련량을 크게 늘렸고 일에 대한 스트레스도 없으니 훈련 효과가 배가된 것이다.

경주 기록 관련 웹사이트인 애슬링크스닷컴(athlinks.com)에 따르면 2010년 보스톤 마라톤의 기준 기록을 통과한 참가 희망자들이 전년도에 비해 4.6% 늘어난 39%로 나타났다. 과거 6년 간의 추이를 보면 기준 기록 통과자 수가 2006년 정점으로 올랐다가 2007년과 2008년에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급격한 경기 침체로 참가 선수들이 스트레스 속에 업무에 집중하고 훈련 시간도 줄어든 탓이다.

하지만 2008년 말부터 2009년 상반기에는 일시 해고가 늘어나면서 선수들이 상대적으로 스트레스를 덜 받으며 훈련에 임할 수 있게 됐다.

애슬링크스 운영자 트로이 부소트는 “고용 시장이 악화한 2007, 2008년에는 사람들이 실직 걱정 때문에 운동에 전념할 수 없었지만 2008년 말과 2009년 초 대량 해고로 실직이 현실이 되자 오히려 스트레스를 덜 받고 운동에 집중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직장에서 안 잘리기 위해 발버둥치는 사람은 느려지고 직장을 잃은 사람은 빨라진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평균 기록을 깎아먹는 신규 가입자가 올해 5.1% 증가했지만 기록은 더 좋아지고 있는 정반대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고 애슬링크스는 전했다.

오레곤주 육상클럽의 랍 버밀리언 감독은 “취업난이 심해지자 대학 졸업 후 운동 선수로 활동하려는 학생들이 늘어났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해까지 20명의 선수가 있었는데 올해는 선수가 너무 많아 일부를 탈락시켜야 했다”고 덧붙였다.

미시간주에 사는 에바 솔로몬은 철인3종경기대회를 창설하기 위해 초등학교 교사직을 그만뒀다. 당시에는 불경기에 안정된 직장을 박차고 나온 자신이 바보라고 생각했지만 이 대회에 무려 400명이 몰려 큰 보람을 느꼈다. 그녀는 다음 대회에는 6개월 이상 일시 해고된 참가자들에게 할인을 해줄 생각이다.

클라우디아 벡은 지난 1월 일시 해고 된 이후 참가한 마라톤에서 2시간 44분을 기록했다. 자신의 종전 기록을 14분이나 단축한 올림픽 수준의 기록이었다. 그녀는 시카고의 의료 회사에 재취업이 결정 됐지만 망설이지 않을 수 없었다. 일을 쉰 것이 마라톤 훈련에 얼마나 도움이 됐는지 체험한 덕분이다. 결국 그녀는 파트타임 일자리를 알아보기로 했다.

정성일 jsi@bosto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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