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보험 개혁 찬반양론 격화
보스톤코리아  2009-08-13, 19:58:24 
MA주 우스터 출신의 리사 볼 씨가 ‘이윤이 아닌 사람을 보호하라’며 의료보험 개혁을 촉구하는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MA주 우스터 출신의 리사 볼 씨가 ‘이윤이 아닌 사람을 보호하라’며 의료보험 개혁을 촉구하는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의료보험 개혁을 둘러싼 미국 내 찬반 양론이 상대방에 대한 원색 공격으로 격화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의료보험 개혁을 지지하는 민주당 의원들의 타운홀 미팅 현장에서는 소동이 벌어지기 일쑤고, ‘나치’나 ‘사회주의자’ 등 원색적인 비유도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잡음이 있더라도 정면 돌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 달여 여름 휴회에 들어간 워싱턴의 연방 상하원 의원들은 자신의 지역구에서 타운홀 미팅을 갖고 의료보험 제도 개혁에 관한 의견을 수렴하려다가 원성과 분노의 목소리, 심지어는 저주의 비난까지 듣는 낭패를 당하고 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오바마 대통령은 11일, 뉴햄프셔주 포츠머스를 방문해 타운홀 미팅을 갖고 상황 진정에 들어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시중에 나돌고 있는 의료보험 개혁안에 대한 비난 가운데 상당 부분은 왜곡된 것”이라며 “전국민 의료보험 제도를 시행해도 재정 적자를 늘리는 계획은 채택하지 않을 것이며 현재의 의료 보장 제도 혜택도 축소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이어 “일부 비판론자들은 정부가 의료보험 개혁안을 통해 환자들의 죽음까지 결정하는 역할을 하려 한다고 왜곡하고 있다”며 “이는 사실을 왜곡해 있지도 않은 공포의 망령까지 불러오고 있다”고 강도 높게 반박했다.

이어 “더 많은 미국인들이 의료보험 혜택을 받고 의료비용 부담을 줄이기를 원하고 있다면 의료보험 제도를 개혁해야 하며 나는 여러분들의 도움을 필요로 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이 방문한 뉴햄프셔주에서도 의료보험 개혁에 대한 찬반론자들이 거리에 몰려 나와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특히 연방 상하원 의원들이 주최한 타운홀 미팅에서는 찬반론에 그치지 않고 격앙되고 성난 목소리와 때론 저주에 가까운 비난까지 터져 나오고 있다.

공화당에서 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긴 펜실베니아주 대표인 알렌 스펙터 상원의원은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에서 “의료보험 개혁에 투입해야 하는 수조 달러의 재원이 어디서 나오느냐?”는 비교적 점잖은 질문에서부터 “사회주의 하자는 이야기냐”는 비난과 심지어 “신이 당신을 재판할 것”이라는 저주의 말까지 들어야 했다.

의료보험 공방은 민영 보험회사들이 반대 논리를 퍼트리고 있는 데다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가 반대파 선봉으로 가세하면서 격화되는 양상이다. 페일린 전 주지사는 의료보험 개혁을 ‘완전한 악마’로 묘사하고 “오바마 대통령의 의료보험 개혁이 이뤄지면 환자들이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는 오바마의 ‘죽음 위원회’가 내리는 주관적 판단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의료보험 개혁에 찬성하는 사람들은 한해 2조2,000억 달러의 의료 비용을 지출하고 있는 미국에서 의료보험과 의료 비용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무보험자들이 5,000만 명에 육박하고 있다며 후진적인 제도를 반드시 개혁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에 맞서 반대론자들은 경기 침체기에 수조 달러에 달하는 재원을 어떻게 조달할 것이냐며 결국 막대한 재정 적자와 세금 인상을 초래할 것이고 정부가 국민 의료보험까지 시행하려는 것은 자유민주주의 시장 경제와 맞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의료보험 개혁법안의 성패는 8월에 사실상 결판날 가능성이 높다. 연방 하원의 세입위원회 등 의료 개혁 관련 3개 상임위 의원들은 지난 7일 한 달 일정으로 공고된 휴회 기간에도 만나 포괄적인 단일 법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워싱턴포스트는 8일 “의료 개혁 실패를 바라지 않는다면 8월에는 반드시 민주당 내 합의를 도출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민주당 내 합의는 공화당 의원 설득의 필요조건”이라고 분석했다.

정성일 jsi@bosto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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