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와 미국의 교차로에서(5) : 동아시아 대학의 국제화와 영어교육
보스톤코리아  2010-09-27, 11:35:00 
동아시아대학의 국제화
노벨상 수상자수나 국제적인 대학평가에서 미국은 항상 압도적인 우세를 보여주고 있다. 그만큼 미국의 고등교육 수준이 높다는 의미인데, 그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미국에 와 있으면서 진지하게 생각해보고 있다. 나는 미국 대학들의 높은 국제화 수준이 그 원인의 하나가 아니겠는가 생각한다. 미국의 대학에서는 약 60만명 정도의 외국 유학생이 공부하고 있고, 세계 각지에서 학자들이 모여오고 있다. 또 미국은 외국에서 모여온 두뇌를 활용하기로도 유명한 나라이다.

대학의 국제화를 평가하는 기준에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유학생수, 외국인 교수, 방문학자수가 중요한 척도라 할수 있다. 이런 기준에서 보면, 재학생수 35,000여명중에 외국국적 유학생수 2,700여명, 외국국적 방문학자가 약 2,800여명 (2009년 통계)이 되는 필자가 체류했던UC버클리는 동아시아의 어느 대학들보다도 국제화에서 앞서 있다고 볼수 있다. 이만큼 세계 각지에서 우수한 인재들이 모여오니 대학의 강의가 활기를 띄게 되고 다양한 사상과 가치관이 수시로 접촉하고 교류하게 된다.

동아시아의 대학들에서도 국제화는 주요화두이고 여러 방법을 통하여 추진되고 있다.
우 선 각 대학들에서 유학생 유치에 공력을 많이 들이고 있다. 일본과 한국의 경우를 보면, 명문대학들은 해외 우수인재의 유치와 대학의 국제평가를 높이는 수단으로 유학생을 적극 받아들이고 있고, 보통수준의 사립대학들은 학생수를 충원하는 차원에서 해외유학생을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이 때문에 유학생들에 대하여 각종 우혜조치를 취하거나 유학생을 많이 송출하는 나라에 대학사무소를 개설하는 경우도 보인다. 이런한 노력에 힘을 얻어 근년에 일본의 외국유학생수가 10만명, 한국의 외국유학생수가 3만명을 넘어섰다. 중국은 급속한 경제발전과 세계적인 중국어붐 덕에 2008년에 22만명을 넘는 외국유학생을 받아들이면서 세계 유수의 유학생 수입국이 되었다.

그런데 일본과 한국의 경우, 유학생의 국적별로 보면 현저한 편향이 존재한다. 일본에서는 10만명이 넘는 외국유학생의 80% 이상이 중국・대만, 한국에 집중해 있다. 한국은 3만명 넘는 외국유학생의 다수가 중국출신이라 한다. 중국의 경우 외국유학생의 국적이 다양한 편이나 (중국에 유학하는 학생수가 많은 나라는 한국, 일본, 미국, 베트남,인도네시아 등이다), 중국어 연수만이 아니고 중국에서 대학의 정규과정을 공부하는 유학생은 아무래도 한국, 일본에 많이 집중되어 있는 것 같다. 이것은 미국 대학들의 유학생 국적이 비교적 다양한데 비하면 현저한 대조가 된다. 왜서 이런 현상이 생기는가?

영어교육의 문제
여기에는 미국 대학들의 교육수준이 높다는 요인외에 영어의 문제도 있는 것 같다. 이미 영어가 국제공용어가 되었으니 비영어권의 나라들에서도 영어권에서 유학을 하면 언어적인 장애가 상대적으로 적다. 그리고 국제공용어인 영어를 잘 배울수 있다는 이점도 생긴다. 그런데 동아시아의 중국, 일본, 한국으로 유학을 할 경우, 해당국가의 언어를 새로 배워야 하는 힘든 과정이 필요하다. 동아시아의 대학들이 세계에서 널리 유학생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주요한 원인이 바로 이런 언어적인 장벽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면에서는 영어권의 대학들이 언어적인 이점을 톡톡히 보고 있다.

영어는 해외유학생을 받아들이는 수단으로서만이 아니라 동아시아 대학들의 교유수준을 높이는 필수적인 수단으로 그 중요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국제적인 대학랭킹 평가에서 홍콩이나 싱가폴 대학들의 평가가 중국, 일본, 한국보다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은 이들 대학들이 영어로 강의를 하고, 영어로 논문을 발표하기에 국제적인 평가기준에 보다 접근하기 때문이다.

이런 언어적인 장벽을 없애려고 중국, 일본, 한국의 명문대학들에서는 영어강의를 늘리려 노력하고 있다. 100%영어로 강의를 시도하는 대학도 있고, 학부나 전공에 따라 100% 영어강의를 도입하는 대학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리고 동아시아의 대학들에서는 학생들이 해외연수를 많이 나가고 있는데, 이 경우도 영어연수의 비중이 상당히 높다고 할 수 있다. 동아시아의 대학들 사이에서는 학생간의 상호교류 프로그램도 영어로 운영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동아시아의 전통사회에서는 지식인들 사이에서 한문과 한자를 매개로 한 필담이 의사소통의 주요수단이었지만, 이제는 영어가 그런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시행착오가 있더라도 대학의 영어강의를 늘리고, 국제사회에서 영어로 의사소통하고 학문적인 대화를 나누는 교육을 강화하는 것이 동아시아 대학들의 발전을 위한 필수적인 수단이라 할수 있다.

김광림
Professor, Niigata Sangyo University
Visiting Scholar, Fairbank Center for Chinese Studies, Harvard Univesity
E-mail:guanglinji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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