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귀의 속삭임
보스톤코리아  2011-03-21, 15:44:53 
지금은 사순절입니다.
천주교에서 중요한 때입니다. 내가 누구인지 깨닫는 때이고 때 묻고 오만 방자하게 나대던 내가 누구인지, 결국 피조물이라는 걸 확인하는 때입니다.

통치와 반성을 통해서 깨끗하게 목욕하는 때이고 마음 불쌍하고 도움 필요한 사람에게 도움의 손길을 뻗쳐 자비무적을 실천하는 엄숙하고 경건한 때입니다. 그래서 단식과 절식을 실천하면서 나 자신을 정리하는 몸과 마음의 뿌리를 심안으로 보는 때입니다.

성서에서 마귀가 예수님을 세 번 유혹합니다. 돌로 빵을 만들라고 할 때 주님의 말씀으로 산다 하셨고, 높은 데서 떨어지라고 할 때 주님을 시험하지 말라 하셨고 온갖 영화를 보이고 자기(마귀)에게 무릎 꿇라 할 때 내가 모시는 분은 오직 한 분 주님뿐이라 하셨습니다.

그리고 에덴 동산에서 마귀는 이브를 유혹할 때 이걸 먹으면 주님과 같아진다고 했습니다. 먹으니 알몸인걸 알고 몸을 가렸다고 합니다.

목표도 모르고 쉬지 않고 달려가는 현대인들에게 따끔한 가르침을 주는 때이고 잠시 머물면서 스스로를 돌보는 아주 유익하고 중요한 때인데, 눈에 보이고 그럴 듯하게 보이고 자랑할게 많은 분들에게는 달갑지 않은 때이나, 숨 넘어가실 때 후회하지 않으시려면 한번쯤 스스로를 살펴보는 지혜를 가지셔야 됩니다.

지금 온통 일본의 쓰나미 사태가 지구촌을 뒤엎고 있습니다. Rictor 8.9에 사전경고 20분 시속 500mile 속도에 속수무책. 건물 자동차가 장난감 무너지 듯하고 10만 명 피해, 원자력 발전소(50개) 폭발 등 위기상황의 연속입니다.

그러나 이런 사태를 맞이하는 일본인들의 태도. 그런 와중에서도 질서 정연하게 마켓에서 줄을 서있는 모습, 물도 먹을 만큼 가져가는 “남을 배려하는 마음”에 고개가 숙여집니다.

그런데 순복음 교회 원로목사 조용기 님이 일본이 무속신앙이 원인이니 예수님께 돌아오라고 했다는군요.
이 말씀은 시기에 맞지 않을뿐더러 주님께서 하실 말씀이니 좀 자중하시는 게 어떠실는지요? 나를 비난하고 욕하는 사람을 용서하라는 말씀은 그래야 합니다. 용서받는 기회가 된다는 말씀이고 비판하지 말라는 말씀은 너도 판단의 칼을 받게 된다는 경고의 말씀이라고 생각됩니다.

100여 명의 구조대를 파견한 정부의 태도가 고맙고 전세계에서 구호의 손길이 뻗치고 있습니다.
주님께서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해주길 기대하십니다. “나”에 사로 잡혀 살기보다는 “ 우리” 라는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라” 는 말씀을 하고 계십니다. 수 천명의 시체가 바닷가에 떠돌고 아직도 미확인 된 많은 분들의 영혼을 위해서 옷깃 여미고 기도, 또 기도 하셔야 합니다.

지족안분(知足安分), 분수를 지키라는 말씀 있지요? 지금 그 때입니다. 강 건너 불이라고 보기에는 너무 크고 비참하고 더구나 지구 중심축이10cm 벗어 났다고 하는 데 걱정이군요, 거기 따르는 기후변화, 지질의 변동……마귀는 내 마음 안에 있습니다. 그리고 속삭입니다. 새털같이 시간이 많은데 내일 해라 합니다. 다음에, 그리고 다음에 하며 뭐든지 끝을 맺는 일을 피하려고 합니다.

선친 돌아가신 뒤 화장 잡수시고 한줌 흙을 (뼈가루) 손에 쥐고 Dust to Dust, Ash To Ash한 게 어제 같습니다.

서일
(뉴햄프셔한인회장, 역사문제연구소 연구위원)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의견목록    [의견수 : 0]
등록된 의견이 없습니다.
이메일
비밀번호
봉사 활동 2011.03.21
정준기 원장 교육 컬럼
2011년도 보딩입학 가이드 Article# 26: 대기자 명단 2011.03.21
3 월10일, 미 보딩학교들이 입학결과를 발표한 후, 많은 한인학생들이 지원한 학교의 대기자 명단에 들어 있는 것을 경험했다. 나름대로 최선의 준비를 했기 때문에..
마귀의 속삭임 2011.03.21
지금은 사순절입니다. 천주교에서 중요한 때입니다. 내가 누구인지 깨닫는 때이고 때 묻고 오만 방자하게 나대던 내가 누구인지, 결국 피조물이라는 걸 확인하는 때입니..
베를린 산문 (2) 2011.03.21
의사당(Parliament)을 관광하러 갔더니 거의 2시간을 기다리는 긴 줄이다. 줄서서 기다리는동안 판토마임하는 젊은이들이 와서 공연을 하며 푼돈을 받아간다...
정치 인턴을 끝내며 2011.03.21
저는 갓 새로 만들어진 사회 지원팀(Community Outreach Team)에서 저의 정치인턴생활의 첫발을 내딛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공식적인 임무는 주지사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