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과 점(占) : 토정비결
보스톤코리아  2011-03-28, 15:22:39 
▶▶지난 11호에 이어서

사람들은 흔히 말하기를 집안에 우환이 있거나 또는 사업에 실패하였을 때 위로와 재기의 희망을 보여줄 수 있는 것이 점이라고 했다.

8.15 해방 전에는 민심이 아직 깨지 못하여 점쟁이를 찾는 사람이 많았다. 점을 보는 것도 시대에 뒤떨어진 생각이라, 점괘가 불리하다고 하면 매사에 조심하여야 할 것이고, 점괘가 좋다고 하면 더욱 겸손하고 성실하게 행동해야 할 것이다.

나는 얼마 전 우리 교회의 이영길 목사님의 설교문에서 “걱정의 시작은 믿음의 끝이요. 참 믿음의 시작은 걱정의 끝”이라는 말씀을 읽었다.

사람들은 참된 진리의 말씀에 귀를 돌리려고 하지 않고, 점쟁이들의 허탄한 점괘를 믿고 행동하다가 큰 손해를 보는 일이 많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나는 주역이나 역술에 대한 깊은 연구가 없어서 잘 모르기는 하지만 토정비결은 16세기경에 만들어진 한국의 유일한 점책이라는 것으로 안다.

그런데 토정비결의 고 활자본이나 목판 인쇄 본이 있었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 서울대학교의 규장각 도서 중에 그 필사본이 하나 전하고 있는데 그것도 1910년 이후 총독부 참사관 분실에서 토정의 후손이 가지고 있던 책을 빌려다가 복사한 사본인 것으로 안다. 그 서명이 ‘토정가장’으로 되어 있다.

우리가 어렸을 대 보았던 토정비결은 1920년대 이후에 간행된 신간 본으로 그 서명이 토정비결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런데 그 신간 본도 지금에는 찾아보기 어렵다.

토정비결에 대한 해제는 전남대학교 이을호 교수의 연구 이상의 것이 없는 것으로 안다. 근래에 이재운 씨가 소설 토정비결을 창작하여 간행하였는데 그것은 토정비결에 대한 해설이 아니라 토정 이지함의 생애를 소설로 엮은 것이라고 본다.

어쨌든 생활이 어려웠던 일제시대에는 세상이 어지럽고 매사가 답답하고 하나도 즐거운 일이 없어서 혹시나 새해에는 무슨 좋은 일이 있지 않을까 하고 ‘토정비결’을 보는 것이 정초의 즐거움이기도 하였다.

‘토정비결’의 점괘가 맞는다고는 보지 않는다. 정초에 ‘토정비결’을 가지고 새해의 운수를 알아보는 것은 새해의 계획을 세우려는 생각에서이지 그것이 무슨 종교적인 이유가 있거나 신앙에서가 아니고 예부터 전해오는 풍습이라고 하겠다.

주역의 전문가나 또는 역술가도 아닌 처지에 주역의 심오한 원리와 복서에 대한 이렇다 할 지식도 없이 과민하게 말을 많이 한 것 같다.

이제 부족한대로 이 글의 끝을 맺어야 하겠다.
먼저 양해를 구해야 할 것은 이에 대한 자료가 아주 희소했다는 것이다. 과문한 탓인지는 모르지만 명저하고 알려진 ‘토정비결’에 대한 연구 논문이나 그에 관한 저술이 아주 희소하다는 것이다.

더욱이 필자가 현재로 ‘토정비결’의 원본을 가지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과거의 기억을 더듬어 이 글을 쓰다 보니 오류가 혹 생겼을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주역에 대하여는 중국의 사상사를 전폭적으로 인용했고 ‘토정비결’의 설명에 있어서는 전 전남대학교 교수 이을호(李乙浩) 박사의 논문인 ‘토정비결의 해제’에서 많은 도움을 얻었다.

지나치게 말이 길어지게 되면 꾀가 생겨 거짓이 따르게 마련이다. 전문가도 아닌 우리네는 상식 정도로 알아두면 될 것이다. 주요 참고도서는 다음과 같다.

1) 朝鮮紀聞(조선기문) 스쓰기 노브요시 저, 1897
2) 朝鮮紀行(조선기행) 이사벨라 버드 저, 도기오가 게이고 역, 1998
3) 西洋哲學史(서양철학사) 버드펀드 럿셸 저 1976
4) 中國哲學史(중국철학사) 빙무란 저, 1998
5) 中國思想史(중국사상사) 上下, 모리 미기사브로 저 1983
6) 中國思想考(중국사상고) 가나야 오사무저, 1993
7) 명심보감 고려 추적 저
8) 韓國의 名著(한국의 명저)
9) 書經(서경)

백린
(보스톤코리아 컬럼니스트, 역사문제 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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