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림의 미학
보스톤코리아  2011-04-11, 14:34:02 
지난 컬럼에 이어, 일반적으로 밤에 특정 설정 없이 플래시를 터뜨려 촬영하게 되면, 인물은 선명하게 나오지만 배경은 검게 나온다. 또 배경을 살리기 위해 노출을 맞춰 플레시 없이 사진을 찍게 되면 셔터속도가 너무 길어져 인물이 제대로 찍히지 않는다. 만약 프랑스의 에펠탑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는데, 사람만 나오고 배경인 아름다운 에펠탑이 안나왔다면, 얼마나 슬픈일인가? 이럴 때 야경의 배경도 살리면서 인물도 함께 찍으려면 카메라의 슬로우싱크로 기능을 이용해 ‘후막동조’ 로 찍으면 된다. 느린 셔터속도와 플래시를 이용해 배경은 카메라의 노출값으로 찍고, 인물은 후막이 닫히기 직전 터지는 플래시로 찍는 것이다.

정리해보면, 셔터 동조에는 선막동조와 후막동조, 고속동조가 있다. 선막동조는 셔터막이 열리는 타이밍에 플래시가 터지는것이고, 후막동조는 셔터막이 닫히기 직전에 터지는 것이다. 움직이는 물체를 찍을 때 선막동조와 후막동조는 그 느낌이 아주 다르다. 예를 들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움직이는 차를 찍는다고 하면, 저속셔터에서 선막동조로 플래시를 터트리게 되면, 플래시가 터지는 시점인 왼쪽은 선명하게 자동차가 찍힌다. 하지만 플래시가 터지고 난 이후에는 광량이 줄어들기 때문에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움직이는 자동차의 희미한 궤적이 찍힌다. 자동차가 후진해서 멈춘 듯한 사진이 찍히는 것이다. 후막동조는 반대의 결과물이 나온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움직이는 자동차의 희미한 궤적이 찍히다가 셔터가 닫히기 직전에 플래시가 터지므로 선명하게 찍힌다. 직진으로 달려와서 멈추는 듯한 사진이 나오는 것이다.

그러면 후막동조는 어떨때 쓰이는가, 인물의 배경이 밤바다처럼 빛이 매우 미약할때 쓰인다. 우선 배경을 먼저 찍고 그 후에 플래시가 터지면서 인물이 찍히는 방식이다. 후막동조를 잘 활용하면, 어두운 배경에 사람같은 움직이는 물체가 있으면 움직이는 물체의 궤적이 찍히면서 동시에 중심인물은 정지된 상태로 나오는 재미있는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참고로 고속동조는 고속셔터에서 쓰는것이다. 따라서 이 기술은 밤에 쓰기보다는 낮에 고속으로 움직이는 물체를 선명하게 잡기 위해서 광량을 높이는데 사용한다. 셔터막은 일반적으로 두장이다. 셔터가 열리는 과정은 우선 한장의 셔터막이 밀리면서 셔터가 열린다.(선막) 그리고 셔터가 닫히는 동작은 선막이 뒤로 후퇴하는게 아니라 뒤에 있던 나머지 한장의 셔터막이 전진하면서 셔터를 닫는다.(후막) 카메라에 보면 플래시 동조속도라는게 있는데, 이 동조속도라는 것은 셔터가 완전히 열려있을 수 있는 한계속도이다.

밤에는 후막동조로 '느림의 미학'을 찾아보자. 사람들은 너무 빨리 걸어 다닌다. 때로는 느리게 세상을 보자.

Nabis Studio Creative Director 양성대 ozic@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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