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의 분노
보스톤코리아  2011-10-31, 14:17:22 
뉴욕 월스트리트 점령 시위대가 우리 동네(맨체스터, 뉴햄프셔)에 와서 현지 인터뷰를 했습니다. 50여명이 텐트를 치고, 99% 구호도 들고, 좌담을 하더군요. 조금 피곤해들 보였는데, 속에 응어리진 분노섞인 모습 속에 누군가 해야 된다는 사명감과 자신감이 눈에 띄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물어봤습니다. 과연 이것이 자본주의의 말로인가? 누구의 책임인가. 어떻게 해결하면 좋겠는가. 역사적 배경, 경제적 논리 등 많은 질문을 했습니다.

세상에서 제일 건방진 거지를 대라면 미국 거지 입니다. 애걸복걸하는 애처로운 눈빛이 없어요. 줄테면 주고 말려면 마라. 느긋합니다. 곧 죽어도 스스로를 초라하게 만들지 않아요. 사실 이것이 무섭습니다.

상 하원 의원도, 대통령도, 기업주도, 이것을 알고 있습니다. 오클라호마의 연반 건물을 폭파시킨 이도 미국인입니다. 조용히 치밀, 침착하게 말이 아닌 행동으로 표시하기 때문에 지금 모두 간담이 서늘한 상태라고 봅니다.

다행히 폭동으로 치닫지 않고, 투표로 심판한다고 하니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 한국 같았으면 머리에 띠 두르고, 결판을 내려 했을텐데 그런 것이 전혀 없어요. 자기들 문제를 객관시 하는 것이 보입니다.

먹고 입는 것은 모두 동네 사람들이 가져다 주고 화장실까지 시에서 제공해 준다지요. 그럼에도 10월 중순이라 기온이 찬데 소방서에서 불을 지피지 못하게 해 오들오들 떠고 있는 모습이 안스러워 보였습니다.

제가 볼때 이런 복합적 문제는 단순히 지식으로 풀려고 하기 보다는, 경험과 지혜로 풀어야 된다고 봅니다. 경제 주기를 10년으로 보는 학자들이 많은데, 시작은 레이건 시절에 공급 정책으로 국민 모두 있지도 않은 ‘Equity Loan’ 으로 땡전 한푼 없으면서 빚을 내 흥청망청 한데 있었습니다.

그 바람에 은행(내 돈 가지고 이자 놀이 하면서 큰소리 치는 사람들)만 커지고 소비 수준이 높아졌습니다. 조합이 1인당 급료만 올려놓고 이득만 잔뜩 높여 놓으니 골탕 먹는 건 기업주 일 수 밖에 없어요.

그런데 이러다 보니 신발하나 만드는 비용이 $1,000이 넘었어요. 이웃 멕시코를 보다가 중국이 보였습니다. 제조공장들이 그쪽으로 투자하고, 그러다보니 실업률이 오를 수 밖에요. 듣기에는 3~5년내 미국으로 올 거랍니다.
월 마트를 가보세요. 반 이상이 ‘메이드 인 차이나’ 입니다. 직업이 없으니 꼭 필요한 것이 아니면 돈을 쓰지 않아요.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한국인들만 울상입니다. 세탁소, 음식점, 소매점. 모두 문닫기 일보 직전입니다.

신문을 보면 야드 세일, 도둑, 살인 등 어두운 기사만 계속 실리고 있고 모두들 아우성입니다. 어떻게 1%가 안되는 놈들이, 99%인 우리를 우습게 보고 그러냐고 삿대질 하는 게 이번 파동의 뿌리입니다.

그러면 전 세계적으로 20% 안밖의 나라가 전 세계 에너지의 80% 이상을 쓰고 있어서 후진국 특히 아프리카 같은 곳은 굶어 죽는 사람이 많은 걸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또 부조리(부정, 부패와 사촌)가 문제예요. 병원장이 자기 봉급은 그대로 타가면서 간호사들만 해고 시키는 것. 실업 급여 신청자 중 4,000명 이상이 백만장자인 것을 어떻게 봐야 합니까.

3명 중 한 명이 비만인 미국인들 모습과 현재 사태가 비슷합니다. 내돈 가지고 내 맘대로 쓰는데 니가 무슨 잔소리냐, 하는 시대는 지나갔어요. 사실 현명한 씀씀이는 우리가 발견해야할, 한개인 단체의 앞날을 가늠하는 중요한 잣대가 되는 시대가 왔습니다.

재물은 가지고 있는 자의 것이 아니라, 뜻 있게 쓰는 자의 것입니다. 더 큰 문제는 젊은 세대에 흐르는 허무주의, 극단적 개인주의이지요. 어떻게 보면 문명의 발달이 가져온 문화적 결핍, 도덕적 황폐 입니다.

초등학교 학생 50% 이상이 결손 가정입니다. 낙태, 동성 연애가 합법화되고 성에 대한 존중 보다는 일시적 향락주의가 결국은 가정의 파괴로 흐르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지는 삶을 살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수단이 목표가 되어 돈이 되는 일이면 아무거나 가리지 않고 부끄러움이 없이 행하면 원칙과 기본 도덕 관념을 마치 거추장스러운 구 세대의 심볼처럼 내버리고 있어요. 그러니까 우왕좌왕 갈팡질팡하고 있습니다. 결국은 분열, 파괴, 죽음으로 이르는 어두움으로 향하고 있어요.

수많은 정보의 홍수 시대에 휩쓸리며 눈과 귀를 즐겁게 하는 타오르는 횃불에 날아드는 불나비 같은 삶을 살고 있어요. 거기에는 밝은 미래도 없고 그냥 그렇게 휩쓸리고 있다는 엄연한 현실을 직시해야 될 때가 왔어요.
신께로 돌아 가야 됩니다. 그 방법밖에는 없어요.

신의 자비에 의지하고 인간주의라는 허울로 얼룩진 교만을 버리고 두 무릎을 꿇고, 겸손히 청해야 됩니다. 그때 이슬같은 강복을 내려 심신을 깨끗이 하며 오롯이 설 때 모든 문제는 해결될 것이라 믿습니다.

내가 올바르고 떳떳하며, 약점이 없을 때 상대방도 함부로 대하지 못합니다. 99%의 한 사람 한 사람이 신께로 돌아가 도덕적 재무장을 할 때 1%의 부도덕한 기업가, 정치인도 무릎을 꿇을 것입니다. 밖에서 잃은 것을 안에서 찾읍시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참사람이 될 때가 됐습니다.

서일
(뉴햄프셔한인회장, 역사문제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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