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누굴 닮았니?
보스톤코리아  2006-12-30, 02:31:27 
오래 전 일이다. 아이들을 데리고 다니다 보면 아는 분들에게서 듣는 얘기가 있다. "얘는 어쩜 아빠랑 똑 닮았네?"라는 말이거나 "이 아이는 엄마를 많이 닮았구나!" 이렇게 정 담긴 인사를 하게 되는 것이다. 그 심리는 어디서 시작되었는지 모르지만 아이들이 엄마보다는 아빠 닮았다고 하면 괜시리 더 흡족한 마음이 드는 것은 왜일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내 경우를 보면 사랑하는 남편과 닮은 아들을 보면 든든함이 생기기도 한다. 또한 시댁가족들과 만남이라도 있게되면 유난히 아빠를 닮았다고 말하는 것이다.

상대방의 단점을 고르자면 얼마나 많을까. 하지만, 칭찬을 찾아 좋은 느낌을 갖기 시작하면 상대에게서 느낄 수 있는 장점들도 적잖게 많다는 것이다. 지난번에는 큰 녀석과 이야기를 나누다 아빠의 얘기를 서로 주고 받게 되었다. 이제는 그만큼 컸기에 나누는 대화는 속 깊은 얘기들도 오가기도 한다. 아이에게 자신있게 일러주었다. 엄마가 20년이 되도록 아빠를 만나고 알아왔지만, 아빠는 그 누구보다도 정직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것은 엄마도 마찬가지의 마음으로 아빠를 존경하는 부분이란다. 이렇게 일러주니 아이가 고개를 끄덕인다.

가끔은 아이들의 장점을 보게되면 이렇게 말해 주기도 한다. "얘, 너는 그것은 아빠를 많이 닮았구나! 정말 똑같애! 그래, 그래서 네가 그걸 잘하는 거야!"하며 아빠와 자식의 끈을 더욱 끈끈하게 이어주는 것이다. 바로 가교 역할을 해주는 것이다. 사춘기를 접어들면서 아이들의 반항의 모습에 가끔은 '화'도 일렁이긴 하지만, 이렇듯 부모님들의 사랑을 일러주고 느끼게 해주면 아이들에게 자기 자신에 대한 자신감과 함께 자랑스러움마저 느끼기 때문이다. 물론 아빠도 아이들과 이 엄마의 관계를 위해 애쓰지 않을까.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믿어주고 싶다.

이맘때가 되면 동네어귀마다 반짝이는 크리스마스 츄리와 함께 기쁨은 저절로 생기는 것이다. 또한 12월의 의미는 무엇일까. 세상의 구원을 위해 온 예수와 나와는 어떤 관계이며, 얼마만큼의 끈끈한 정이 흐르고 있는 것일까. 물론 타종교인들은 '크리스마스'는 기독교적인 하나의 문화라고도 말할 수 있겠지만, 적어도 기독교인들에게는 '인류의 구원을 위해 오신 예수'임에는 틀림이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토록 낮아지고 또 낮아졌던 예수는 지금 내 마음 가운데 계시는가?", "나는 그 예수를 얼마만큼 닮았을까?" 세상의 보통 아들(자식)들은 아빠 닮기를 원하는 것이다.

그 어떤 가정의 문제로 술주정뱅이가 되었던가, 아니면 도박에 빠져 정신없는 아빠라면 모를 일이지만, 평범한 가정의 아이들은 아빠, 엄마 닮기를 원하고 있는 것이다. 자신과 연결고리로 이어진 부모와 자식의 관계는 하늘이 주신 서로의 선물이며 보물인 것이다. 그렇다면 귀히 간직할 수 있어야 함은 물론이거니와 책임마저도 질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래, 그렇다면 "나는 진정 누굴 닮았을까?"하고 내 자신에게 물어보는 것이다.

부모가 부족하고 보잘 것 없는 거름뱅이라면 자식은 분명 그 애비를 모른 척 하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부모는 그렇지 않음을 우리는 세상 속에서 얼마나 많이 보고 있지 않는가. 자식을 위해 희생하는 부모님들을, 자식의 허물마저도 당신 것인 양 끌어안고 사시는 부모님들을 우리는 보지 않던가. 부모의 그 사랑으로 무럭무럭 자라는 아기가 누굴 닮을 수 있을까. 제 부모를 닮아가며 아이가 되고 부모님의 그 정성으로 어른이 되어 가는 것이리라. 닮아 가는 일은 이처럼 서로가 서로에게 희생마저도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일인 것이다. 사랑을 서로에게 나누고 베푸는 것이리라.

"너는 누굴 닮았니?"하고 묻는 이가 있다면 나는 무어라 답할까. 부모님을 꼭 닮았다고 자신 있게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가 말이다. 우리의 가까운 곳에서도 수 없이 많은 종교들을 가지고 있다. 기독교인도 있을 것이고, 비기독교인도 있을 것이다. 또한 다른 불교나 타종교인들이 수 없이 많은 곳에 우리는 살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아버지 닮은 아들(자식)이 될 수 있을까?" "너 누굴 닮았니?"하고 묻는 물음 속에는 이미 그 아이의 아버지를 다 알고 묻는 것이리라. 그 열매를 보면 그 꽃을 알 수 있듯이, 그 아들을 보면 그 아비를 알 수 있는 것이리라. 이처럼 "예수가 왜 이 땅에 왔는지!" 자신에게 한번쯤은 물어볼 수 있는 날이면 좋겠다. "나는 누굴 닮았을까?"하고 자신에게 물어볼 수 있는 오늘이면...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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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 칼럼니스트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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