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적인 법칙
보스톤코리아  2013-02-04, 15:05:03 
사진에 있어 주제를 보다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해선 선, 형태, 명암이나 덩어리의 무게, 입체감, 색 등을 미적인 감각을 이용해 배치해야 한다. 이는 구도의 개념이 확립되어 있어야 가능한데, 이번 컬럼에선 사진에 있어서 필요한 많은 내용 중에서 구도에 대한 얘기를 좀 더 해보도록 하자.

구도란 작품의 미적 효과를 높이기 위해 여러 가지 요소를 모아서 조화롭게 배치하여 형태를 부여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그냥 배치하는 것이 아니라 작가의 의도, 느낌 등을 형태로 나타냄을 뜻하는 것이다. 또한 여러 가지 요소를 모은다는 것은 사진을 만드는 모든 요소를 포함한다는 의미이다. 사진을 만드는 요소란 피사체가 가진 특징, 배경과 전경, 윤곽과 형태, 색상, 그림자, 촬영 거리, 각도, 원근법, 배치, 피사체 간의 상호관계, 넓이 등 무수히 많다. 이런 모든 요소를 포함하는 것이 구도이기 때문에, 사진에서 구도의 역할은 아주 중요한 것이며, 초점이나 노출 등의 기술적인 문제보다 훨씬 더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한다.

참고로 구도와 관련해서 우리가 흔히 접하게 되는 용어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면, 프레이밍(Framing)은 사진 구도를 잡기 위해 파인더를 통해 화면을 구성해 보는 것을 말하며, 트리밍(Trimming)은 확대 프린트할 때 비뚤어진 화상을 바로 잡거나 화면 주위의 불필요한 부분을 잘라서 화면을 재구성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크로핑(Cropping)은 확대한 프린트(인화지)의 주위를 잘라내는 것을 말한다. 내용적으로는 트리밍과 같으나, 완성된 프린트 자체를 잘라내는 점이 트리밍과 다르다.

모든 사진은 좋든 나쁘든 구도를 잡고 촬영하게 된다. 카메라의 파인더나 LCD를 들여다보고 화면을 구성하였다면 그것이 곧 구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구도가 좋은 사진은 그렇지 않은 사진보다 강한 인상을 주며 메시지가 효과적으로 전달이 된다. 그래서 구도의 목적은 사진의 효과를 높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같은 피사체를 같은 시간에 서로 다른 두 사람이 같은 장비를 가지고 찍는다고 할 때, 같은 조건이기 때문에 노출이나 화상의 선명도와 같은 기술적인 부분에서는 큰 차이가 없지만, 구도상으로는 많은 차이가 생길 수 있으며, 이것이 사진가의 개성과 피사체를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를 나타낼 수 있게 해준다. 따라서 구도는 사진가의 개성을 가장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며, 심지어 좋은 구도는 기술적(노출과 같은)으로 문제가 있더라도 좋은 사진으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된다.

사진을 촬영할 때마다 변하는 구도는 그 요소들을 한 가지씩 따로 분리해서 생각할 수는 없다. 즉 구도는 촬영시 모든 요소를 동시에 생각해야 하며 한 가지 요소가 바뀌면 다른 모든 조건도 바뀌게 된다.
예를 들어 카메라의 위치를 정할 때 단순히 여러 각도에서 피사체를 관찰하였다고 하더라도 이 각도가 가장 좋다고 결정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 각도가 피사체를 가장 잘 표현하는 각도라고 하여도 배경의 형태라든지 조명의 방향, 지저분한 요소 등 다른 조건에는 적당하지 않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촬영을 할 때는 전체적인 조건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판단해야 한다.

피사체를 여러 각도로 관찰하고 분석할 때는 피사체뿐만 아니라 사진에 영향을 주는 모든 요소를 함께 생각해야 한다. 즉 전경과 배경, 색, 명암의 대비, 질감, 원근감 등을 고려해야 하며 각각의 피사체들은 그 환경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서로간의 조화를 항상 고려해야 한다. 단순하게 몇가지 이론으로 정리 되는 것이 아니다.

결론적으로 사진에 있어서의 구도의 절대적인 법칙은 없다. 주제를 중앙에 놓치 마라, 대칭 구조를 피해라, 황금분할을 적용해라, 수평선을 맞춰라 등의 이야기는 그저 기본일 뿐이다. 물론 기본이 중요하지만, 구도란 것이 외길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기본적인 구도의 종류 등을 참고하여 적용해보고 촬영 후에 비교해 보는 과정이 쌓이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구도에 대한 나름의 해석이 생길 것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 흔히 구도에 대한 기본에 어긋난 시도마저도, 다른 여러 가지 요소들에 의해 조화를 이루어 나가는 방향으로 작업이 진행될 것이다.

구도에 있어서는 수학정석에서 공식을 찾는 것과 같은 오류를 범하지 말고, 기본을 이해하고 응용하면서, 때론 틀을 깨고 창의적인 접근을 시도하는데 주저함이 없어야 한다. 절대적인 법칙은 없다는 것을 기억하자, 법칙을 찾을 것이면, 수학자나 과학자가 되는 편이 낫다.


Nabis Studio Creative Director 양성대 ozic@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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