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2회 홍하상의 일본상인 탐구
보스톤코리아  2013-02-04, 15:09:42 
그는 그렇게 살다가 세상을 떠났는데 그의 가야금 소리를 그리워 하던 사람들 중의 그가 만들어 먹었다는 하츠바시 떡을 가야금 모양으로 만들어 팔기 시작한 집이 니시오 하츠바시와 쇼고인 하츠바시라는 가게입니다.
이 두 가게의 떡은 참배객들의 휴대용 대용식이 되어 나날이 번창합니다.
그러다가 1805년 이츠즈 하츠바시가 창업하면서 하츠바시라는 이름을 가진 떡집이 세곳이 되죠.

후발주자인 이츠즈 하츠바시는 스토리 텔링으로 승부를 겁니다.
유기리는 교토에서 이름을 날리던 21세의 아리따운 기생. 그녀는 부유한 기모노가게 주인인 23세의 유부남 이츠즈와 사랑에 빠졌습니다.그러나 두 사람은 불륜. 결국 두 사람은 만나면 늘 먹던 하츠바시 떡을 나누어 먹고 강에 함께 투신자살해서 생을 마감합니다. 이야기는 소설가 긴마쓰몬 사에몬(近松門左衛門)이 쓴 <곽문장:廓文章>이라는 소설이고, 그 소설은 1734년에 이츠즈 가문에 있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쓴 것이죠.

후발주자인 이츠즈 하츠바시는 자신의 집안의 과거 이야기이자 소설에 나오는 기생 여주인공인 <유기리>라는 제품으로 승부를 겁니다.
결과는 폭발적이었습니다. 여주인공 유기리가 즐겨 먹었던 바로 그 떡의 이야기를 알고 있는 여성 소비자들의 마음을 휘어 잡았던 것입니다.

그러자 선발주자인 니시오 하츠바시도 <유기리>의 애칭인 <유코(夕子)>라는 상품명으로 비슷한 상품을 출시, 시장에 뛰어듭니다. 현재도 두 제품은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데 거래선이 더 많은 니시오 하츠바시가 마켓팅 면에서 앞장서 가고 있다는 평입니다.
그러나 이 세 가게는 라이벌이면서 동지입니다.
교토역 앞에 가면 이 세 떡가게가 매장을 하나 얻어서 그안에서 사이좋게 나란히 떡을 팔고 있는 광경을 볼 수 있습니다.

<멀리가려면 함께 가라>
비록 라이벌이지만 앞으로도 500년 더 가려면 함께 가겠다는 것이죠. 좋은 경쟁상대가 있어야 자신이 더 발전한다는 것입니다.
니시오 하츠바시는 1년에 약 16 종류의 떡을 새로 만들어팔면서, 끊임없이 떡의 현대화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하루에 5만명의 관광객이 다녀가는 청수사의 니시오 하츠바시 지점 안에 들어서면 현액이 하나 걸려있습니다.
이른바 니시오 하츠바시의 가훈입니다. 이 가훈에는 이렇게 쓰여있죠.

<니시오 하츠바시 가훈>
친절을 팔고 만족을 사라
확실하게 행동하고, 말은 둥글게 하라.
허리는 낮추고 목표는 높게
마음가짐은 길게
도량은 넓게
생각은 깊게
일은 빠르게
원칙에는 지고, 승부에는 이겨라
70%에 만족하고 10%를 바라라
자손을 위하여 덕을 쌓아라

3백 년전 선조가 후손들에게 당부한 말입니다. 여기엔 교토의 상인들이 지켜야할 모든 덕목이 다 포함되어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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