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라인처럼
보스톤코리아  2013-08-26, 13:18:24 
사진을 찍다 보면, 고민 중에 하나가 배경이다. 배경에 대한 고민을 전혀 안 해본 사람이라면 초보자다. 보통은 1년 정도 사진을 찍다 보면 진지하게 배경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이번 컬럼에서는 사진촬영시 배경을 어떻게 처리하는 것이 좋은지에 대해 인물사진을 중심으로 얘기해 보자.

인물 촬영시에는 가급적 복잡한 배경은 피하고, 단일색으로 된 곳을 고르는 것이 좋다. 배경이 복잡하면 화면이 산만하고 주제인 인물이 약하게 보이기 때문이다. 또한 배경의 밝기도 가능한 한 인물 쪽보다는 배경이 좀 어두운 편이 좋다. 즉 단순히 좋은 배경, 화려한 배경이 아닌, 단순한 배경이 인물을 돋보이게 한다. 그리고 인물과 배경의 색상대비나 보색대비 등을 적극 활용하여 프레이밍을 하도록 하자.

인물 사진이란 무엇인가? 바로 ‘사람’이 주제가 되는 사진이다. 좀 더 풀어서 설명을 하자면 인물 사진이란 사람이 주 피사체인 사진이며, 사람의 특징을 표현하는 것이 주된 목적인 사진을 이야기한다. 따라서 인물 사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 여행을 가서 사진을 찍게 되면 여행한 곳의 배경을 사진에 담겠다는 생각이 강한 나머지, 인물 사진인지 풍경 사진인지 잘 구별이 안 되는 모호한 사진을 찍게 되는 경우가 많다.

배경과 인물의 경계가 모호해지면 사진을 감상하는 사람의 시선이 주 피사체인 인물로 집중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런 사진은 기념사진으로서의 의미는 충분하지만 좋은 인물 사진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인물 사진이 좀 더 좋은 의미를 지니려면, 부 피사체인 배경은 과감하게 생략하고 주 피사체인 사람의 특징을 좀 더 두드러지게 부각시켜야 한다.

 이는 인물은 마치 신문의 헤드라인(Headline)처럼 처리되어야 한다. 신문에서 있어 헤드라인의 역할을 생각해 볼만하다. 주 피사체인 인물을 강조하기 위해 숨은그림찾기 마냥 인물이 배경에 뭍히게 하는 것 보다는 분리되어 강조되어야 한다. 광고사진이나 일부 스튜디오 사진의 경우, 인물을 배경으로부터 일부러 분리해야 할 경우도 많이 있다. 

디지털 아트 작업을 할 때에도 필수적으로 활용되는 방법인데, 인물을 배경으로부터 분리할 때 흔히 “누끼딴다” 혹은 “따낸다”라는 표현을 실무에서 많이 사용하는데, 이것은 펜툴(Pen tool)로 일일이 외곽을 따라 그린 후 선택영역으로 변환하여 분리하는 방법이다. 가장 간단한 방법으로는 지우개툴(Earase Tool)로 바로 지우거나, 레이어 마스크를 활용하여 배경을 지우는 방법이 있다. 그리고 조금 더 고급 과정에서는 채널 정보를 활용하여 채널 마스크를 만들고 알파 채널로 만들어 저장 후 레이어 마스크(Layer Mask)로 적용하기도 한다. 

만약 인물과 배경을 분리해야 하는 경우에는 촬영할 때부터 이를 고려하여 사진을 찍어야 좋다. 인물의 의상과 배경의 색상이 차이가 날수록 좋다. 영화를 찍을 때 합성할 장면은 블루스크린 앞에서 인물 촬영 후 배경과 합친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인물이나 주 피사체를 배경과 분리할 경우에는 주 피사체의 색상과 대비되는 색상으로 배경처리를 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참고로 1년마다 출간되는 학생들 사진도 화사한 빛이 드는 배경을 미리 준비하고, 학생들을 블루스크린을 활용해서 촬영하곤 한다. 얼핏 생각하기에 그냥 좋은 배경으로 한 장 찍으면 될 것 같고, 누구나 그 정도는 쉽게 찍을 수 있을 듯한데, 그리 쉽지 않은 경우가 많이 있다. 촬영당일 날씨가 어떻게 변할지, 구름이 어떻게 이동할지 혹은 실내에서 촬영할지, 야외에서 촬영할지 정확하게 정해지지 않은 경우가 많다. 보통 블루스크린을 사용하게 되면 조명도 필요하고 들고 다녀야 할 짐들이 많지만, 다양한 상황에서도 안정적으로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일반적인 상황에선 어떻게 정리된 배경으로 의도적으로 주제를 돋보이게 촬영할 수 있을까?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우리가 알고 있는 피사계심도를 이용하여 배경을 적당히 날려주든가, 인물이 입고 있는 톤이나 색상과 구별되는 배경으로 하여 촬영하면 되는 것이다. 색상과 명도 그리고 채도의 대비가 되도록 배경을 프레임에 설치하자. 어려운 것이 아니라, 단지 촬영자의 각도와 위치가  조금만 바꿔도 가능한 경우가 많다. 촬영 전에 인물만 보지말고 세심하게 주위를 관찰하는 습관을 기른자. 

사진에서의 배경은 하나의 유기체처럼 주 피사체와 부 피사체를 어우르며 호흡한다. 하고 싶은 얘기는 많겠지만, 생략하고, 줄이고, 강조하자. 그것이 배경이다. 이러한 배경은 인물을 신문의 헤드라인처럼 도드라지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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