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만의 순간
보스톤코리아  2014-01-06, 14:41:48 
누구나 좋아하는 사진이 있다. 그리고 추구하는 사진의 색채가 있다. 나는 ‘앙리 까르띠에 브레송’을 좋아한다. 아니 존경한다는 말이 맞겠다.고집불통 할아버지 정도의 이미지 같으면서도,  조금씩 사진에 대한 고민을 감상해보면 벅찬 감동을 느끼게 된다.

브레송은 유명한 프랑스의 사진 작가로 <결정적 순간 Image a La Sauvett, The Decisive moment>이라는 사진집으로 유명하다. 그는 평생을 소형 '라이카' 카메라만 사용한 사진가로 유명하다. 당시 사진가들이 선호하던 중형 '롤라이프렉스'는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 인간의 눈높이를 벗어나는 시각은 왜곡된 시각이라 주장하며 표준렌즈만 사용했다. 그는 자연광에서만 사진을 찍었고 결코 플래시는 사용하지 않았으며, 인화할 때 클로핑은 물론이고 트리밍을 하는 것도 용납하지 않았다.

1952년 그의 사진집 <결정적 순간>이 출간되자 세계의 사진가들은 흥분했다. 모두가 결정적 순간을 포착하기 위해 카메라의 셔터를 누르기 시작했다.
그러나 브레송의 결정적인 순간은 상황 발생에 따른 카메라의 셔터 스피드가 아니었다. 그런데도 사진인들은 "결정적으로, 운좋게 사진 한 장 건지는 것"으로 착각했다.

브레송이 말하는 <결정적 순간>은 빛과 구도와 감정이 일치된 순간이다. 그 결과로서의 구도는 끝난 이후 트리밍 등의 변경은 있을 수 없는 절대적 순간이라고 말하며 프레이밍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에게 사진의 시각적 구성이란, 사진가 자신의 감각 속에서 태어나는 것이었다. 

그는 이미지라는 도(道)를 추구한 철학자였다. 그는 당대의 많은 유명인들을 촬영했으나 정작 자신은 사진에 찍히기를 달가와 하지 않았고, 자신의 작품에 표제를 달지 않으려 했다. 그래서 그의 작품들엔 때와 장소만 있을 뿐 제목이 없다. 그에게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스쳐 지나가는 실재의 외관에 모든 능력이 집중되는 순간에 숨을 죽이는 것이다’라고 말하였고, ‘그 순간이라는 것은 단순한 시간적인 것이 아니라 대상 자체의 본질이 가장 잘 나타난 순간’이라고 하였다. 더구나 주위와의 관계와 광선 등의 상태까지 포함해서 '광선과 구도와 감정이 일치된 순간' 즉, '대상과 촬영자의 내부의식의 일치'를 문제 삼고 있는 것이었다.

그는 결정적인 순간을 잡기 위해, 카메라의 순간 연동에 대해 평소 훈련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시간만 나면 카메라를 이리저리 사방의 사물들에 초점을 맞추는 훈련을 했고, 또 플래시 사용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흔들리지 않고 손으로 들고 찍을 수 있는 한계까지 훈련했다. 1/4초. 그것은 그가 자신있게 손으로 들고 찍을 수 있는 한계속도였다.

평생을 결정적 순간을 잡으려 하고 고민하며 찾아 헤매던 그가 나중에 자신이 얘기한 결정적 순간에 대한 정의를 뒤집는다. “내 인생의 모든 순간 순간이 결정적 순간이었다”라고. 우리도 우리들만의 순간을 사진으로 담아보자.


Nabis Studio Creative Director 양성대 ozic@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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