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속에 자라나는 가정폭력 V’ (Domestic Violence)
보스톤코리아  2014-11-04, 11:43:01 
08/01/2014

필자는 그동안  네 차례 칼럼을 통해, ‘가정폭력’중, 신체적, 정서적, 성적 폭력의 원인과 방지법을 피력하였다(보스톤 코리아 웹사이트에  필자를 검색하면,  지난칼럼을 읽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무책임한 성문화가 주는 무관심과 냉담의 ‘방임적 폭력’과 ‘정신적 폭력’을 이야기한다.

서강대의 정형준 학생회장은 ‘남성 중심의 성문화와 비일비재한 성폭력을 비판하며...’ 라는 주제로 현 한국 대학 문화의 ‘왜곡된 성문화’를 꼬집는 글을 썼다. 그는 “대학 내에서도 성희롱과 성폭력이 비일비재하고, 그것이 마치 피해자인 여성의 잘못인양, 슬쩍 넘어가려는 남성 중심적인 사고가 만연하다”라고 말했다. 정군은 대학내에 계속되는 성폭력과 성희롱의 원인을 이렇게 말한다. 

‘현 대학내 사랑을 하는 사이라면 누구나 그렇듯이 성관계를 가지며, 마치 '순결 이데올로기'를 신화적으로 취급한다. 하지만,  아직도 대다수의 남학생들은 성문화를 남성과 여성 사이에 일어나는 ‘권력문제’로 바라본다. 대학생들이 임신을 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고, 음성적으로 낙태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경우 남성들은 책임을 회피하는 이기적인 모습을 보이고, 그로인한 여성의 신체와 정신적인 충격에 대한 치유책이 없다는 것이다. 남학생들의 이 이중적인 사고방식은 무책임한 ‘왜곡된 성 문화’를 계속 키우게 한다.’ 
이러한 무책임한 성문화의 원조는 1920년에 미국에서 일어난 ‘성 혁명’에 기인한다. 자동차와  영화관이 생겨나면서 미국의 젊은이들은 부모의 보호를 떠나 거리로 나오기 시작했다. 1960년 피임약이 탄생되면서 여성은 임신을 조절하게 되었다. 여성운동의 첫 발걸음이 먹는 피임약으로 시작되었다고 보는 견해가 많다. 결혼없이도 ‘성’을 즐길 수 있는 자유와 ‘여성 운동’이 결부됨은 잘못된 성향이였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그것은 무의식적으로  ‘여성의 권리’를  ‘무책임한 성문화’와  결합시키는 결과를 일으킨 것이다.

그 예로 유명한 ‘사르트르와 보봐르’의 ‘계약결혼’이 있다. 시몬드 보봐르는 ‘제 2의성’을 통해, ‘여자는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라며, 여성의 권리가 마치 무책임한 성을 허용하는 것에 있는 것처럼 말을 하며 수많은 젊은 여성들을 '잘못된 성'으로 유인했다. 정신적인 사랑과 육체적인 사랑이 마치 별개인냥 근사한 말로 포장했고, 그들의 지성적인 말과 글의 매력이 순진한 여성들을 현혹시킨 것이다. 보봐르의 나르시스틱한 발언은 남성의 무책임한 성행위를 여성권리를 얻는양 정당화하게 하였다. 그들의 복잡한 연애 편력을  정당화할 수 있는 말재주와 글재주의 ‘난동’은  마치 신세대를 개척하는 실존주의자로 포장했고, 폭발적인 지지를 받게 했다. 그 결과 많은 여성들을 ‘방임적 폭력’과 ‘정신적 폭력’의 고통에 빠지게 했다. 필자는 감히 그들을 무책임한 나르시즘의 ‘난 사람’, ‘든 사람’의 산물이라 생각한다. 

보글(K.A. Bogle) 은 Sociology Compass를 통해 90년 중반에 생겨나기 시작한 미국의 ‘Hoop-Up’의 성 문화를 이야기한다. 미국 대학생은 90%가 넘게 ‘Hoop-Up’문화를 접했고, 80%가 이 문화를 받아들인다고 한다. ‘Hoop-Up’문화는 캐쥬얼 섹스, 원나이트 스탠드 등의 책임없는 성관계를 허용한다는 것이다. 관계를 충분히 가진 후 성관계를 갖는 것이 아닌, 성 관계를 가진 후 관계를 지속할지 결정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77%가 ‘Hoop-Up’ 의 성관계를 후회한다고 한다. 더 큰 문제는 이 ‘Hoop-Up’ 문화가 중고등학생들에게 점점 크게 번져간다는 사실이다. 미성숙한 아이들은 성관계 후 큰 혼란에 빠져 학업에 지장을 갖는다. 특히 여학생의 경우 그 피해는 심각하다.

캐시는 8학년 때, 'Hoop-Up’ 문화에 속한 친구들의 압박으로 성관계를 가진 후, ‘방임적 폭력’과 ‘정서적 폭력’으로 시달림을 받다가 학교를 옮겼다. 전학을 하고도 계속 학교에서 문제를 일으켰고 자포자기한 성관계를 했으며, 결국 마약에 빠져들었다. 마음과 몸이 많이 다친 후에야 치료를 받게 되었다. 치료 중 ‘성관계’를 한 것은 어딘가에 소속되고 싶은 열망이었음을 고백했고, 아직 ‘성관계’의 전희나 오르가즘이 무엇인지 모른다고 했다.
   
세 아이의 어머니인 미세스 김이 테라피를 요청했다. 갱년기를 겪으면서 원인 모를 화가 불쑥불쑥 치밀어 오르고,  삶이 너무 허무하게 느껴지면서 눈물이 자주 흐른다고 호소했다. 아이들도 잘 자라줬고, 자상한 남편에 부러울 것이 없는 삶이라 여기며 살아왔다고 했다. 근 일년의 치료 후 미세스 김은 자신의 ‘성생활’의 어려움을 토로하기 시작했다. 남편의 요구에 성생활을 이어왔지만, 자신은 항상 성생활을 기피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성관계을 원해서 한다기보다 의무적으로 해왔다고 했다. 2 년의 연애기간을 걸쳐 결혼했다. 성생활에 항상 무관심한 그녀에게 남편은 가끔 불만을 표했지만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에게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한 깊은 상처가 있었다.

그녀는 대학 1학년 시절 동우회를 통해 그녀의 옛 남친을 만났다. 몇년의 연애 중 옛 남친은 성 관계를 요구했지만 깊게 뿌리박힌 그녀의 순결 이데올로기의 가치관은 그녀의 생명만큼 중요했다. 옛 남친은 그녀가 그와 잠을 자지 않는 이유가 그를 그만큼 사랑하지 않는 증거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별을 고했다. 그녀는 이별이 너무 고통스러웠고 결국 성관계를 허락했다. 그녀의 첫 경험은 옛남친의 정복력을 채워주는 돌발적인 성관계였다. 단 몇 분 만에 관계를 맺은 후 남친은 "별거 아니었네” 라며 등을 돌리고 잠을 잤다. 그녀는 호텔에서 떨어져 죽고 싶은 심정이었다고 말했다. 그후 그녀는 상실감과 배반감, 수치감에 시달렸지만 그 옛 남친은 단 한번도 그녀와의 관계에 있어서 책임있게 말하고 행동한 적이 없었다. 그후 성관계는 계속되었고 그녀는 ‘성’이 주는 쾌락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그 쾌락을 즐기면 즐길수록 자신이 더욱 더러워지고 음습해지는 느낌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임신을 했고 중절수술을 했다. 그렇게까지 자신이 망가지면서도 그녀는 단 한번도 당당히 관계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은 것이 너무나 억울하다고 치료 중에 이야기했다. 그 이후 그녀는 옛 남친의 ‘방임적 폭력’으로 ‘정서적 폭력’을 겪었다. 그의 반응에 집착하게 되었고, 집착할수록 그는 ‘무심’해져갔다. 그녀는 외로움과 억울함에 점점 정신적으로 약해져갔다. 결국 이중적인 잣대의 무책임한 옛 남친을 떠났다.

이 아픔을 혼자 마음에 안고 지금의 남편을 만나 결혼했다. 하지만 그녀는 일생을 단죄하며 살아왔다. 그녀의 옛 남친의  책임없는 ‘성관계’가 준 ‘방임적 폭력’의 결과다. ‘왜곡된 성문화’가 준 그녀의 일생의 '막대한 상실' 인 것이다.

서강대의 정군은 ‘올바른 성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올바른 성교육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한다. 서로 사랑하는 사이라면 성관계를 가질 수는 있으나, 정복력과 소유욕을 채우는 권력관계의 성문화가 아닌, 책임을  회피하지 않고 여성을 배려하는 올바른 성문화 형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미세스 김은 성관계 이전, 옛 남친에게 당당히 관계의 책임을 물었어야 한다. 그 책임이 결혼이었다면, 결혼 약속을 받고 '성관계'를 했어야 한다. 공동 책임이 있는 '성관계'는 사랑하는 남녀의 관계를 더욱 진실되고 아름답게 만들 수 있다. 올바른 성교육은 절실히 필요하다. 필자는 다음 칼럼을 통해 올바른 성교육을 하는 방법을 다루도록 하겠다. 

양 미아  Licensed Psychotherap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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