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야(曠野)
보스톤코리아  2007-03-07, 14:13:27 
"까마득한 날에/하늘이 처음 열리고/어디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모든 산맥들이/바다를 연모(戀慕)해 휘달릴 때도/차마 이곳을 범(犯)하던 못하였으리라.//끊임없는 광음(光陰)을/부지런한 계절이 피어선 지고/큰 강물이 비로소 길을 열었다.//지금 눈 내리고/매화 향기 홀로 아득하니/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다시 천고(千古)의 뒤에/백마 타고 오는 초인(超人)이 있어/이 광야에서 목놓아 부르게 하리라.<<광야(曠野)>>[육사 시집, 1946]中에서---

일찌기 일제 암흑기의 민족 시인이자 저항 시인으로 일컫고 있는 시인 이육사는 윤동주와 함께 민족의 아픔과 조국의 독립 투쟁에 앞장섰던 시인이다. 삼월과 너무도 잘 어울리는 시인의 시---광야(曠野)는 우리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이 시인은 그의 짧은 생애 동안에 수십 번에 걸쳐 투옥되었으며 그의 나이 40세에 북경의 한 감옥에서 옥사를 하였다. 그의 대표작이기도 한 이 시편<광야(曠野)>는 식민지 일제 치하에서의 민족적 비운(悲運)을 그대로 그린 작품이기도 하다. 우리 민족의 아픔에 대한 강한 의지와 저항을 나타내기도 한 시편이기도 하다. 이 시와 이 시인은 3월의 시작의 아침에 깊은 묵상으로의 문을 두드린다.

요즘처럼 역사가 왜곡되고 있고 '눈뜨고 코 베이는 세상'이라 하더니 눈 시뻘겋게 뜨고도 '내 땅, 우리 땅을 자기들 땅이라고 우기지 않는가.' 그저 바라만 보고 있으면 되는 일일까.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시간이 역사를 만들고 있다는데... 지금의 흘러온 시간 앞에 우리는 당당히 말할 그 무엇이 있을까. "자손들에게 해줄 말이, 해주고 싶은 말이... " 이토록 조국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놓은 이 사람들, 바로 자기 목숨을 내어 놓을 만큼 사랑한 그 사람의 조국은 나와는 무슨 상관일까. 너무도 부끄러운 아침을 맞았다. 지나간 과거였다고, 흘러간 시간들이었다고, 다만 역사의 뒤안길의 한 자국일 뿐이라고 말할 것인가. 뿌리 없는 나무가 어디 있을까. 비바람과 폭풍우에 가지들이 흔들리고 잘리고 꺾이고 남은 상처들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 뿌리만큼은 제대로 잘 자랄 수 있도록 양분과 정성을 주어야 할 것이다. 내 조국의 지난 과거의 아픔의 상처가 '양분'이 되어 새로운 힘과 꿈을 키울 수 있는 넉넉한 튼튼한 나무가 되어야 할 것이다.

광야(曠野), 이 광야의 길은 어쩌면 우리 이민자들의 삶 속에서도 고스란히 느끼는 길이리라. 누군가 먼저 알려주지 않았던 길, 내 자신이 홀로 걸어가야 했던 길, 허허로운 끝없는 벌판에서의 길은 캄캄한 절망일 수도 있었으리라. 그 광야(曠野)에서의 혼돈은 방향을 찾으려 얼마나 오랜 시간 방황을 했었을까. 가도, 가도 끝없는 여정의 그 길에서 지치지 않고 걸을 수 있었던 것은 바로 '희망'이었을 것이다. 바로 '꿈과 희망 그리고 소망'의 길이었기에 캄캄한 밤길도 마다하지 않고 걸어온 것이리라.

보이지 않는 캄캄한 조국의 뜰에 '광복의 꽃'이 피기를 얼마를 기다렸을까. 바로 '그 믿음'이 그를 있게했고 '그 믿음'이 광복을 꽃피웠던 것이다. 그의 그 간절했던 꿈이, 희망이, 소망이 꽃이 되어 지금도 피어나고 있는 것이리라. 그의 영혼의 간절한 믿음이 지금도 남아 우리들 가슴속에 꽃피고 강물 되어 흐르는 것이리라. 그 광활한 끝없는 광야(曠野)에서 쉬지 않고 꾸었던 그의 꿈이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가슴속에 남아 꿈틀거리며 걸어가라고 쉬지 말고 걸어가라고 오늘도 용기와 희망을 주는 것이리라.

삶은 언제나 환한 밝음의 낮과 캄캄한 어둠의 밤이 공존한다. 어둡다고 절망은 아니다. 환하다고 모두가 희망만은 아니다. 다만, 낮과 밤을 담을 수 있는 '깨어있는 가슴'만이 희망인 것이다. 암담한 현실이 무서워 도망하는 '어리석은 도망꾼'이 되지 말자. 캄캄한 밤에도 미명의 새벽을 볼 수 있는 맑은 마음의 눈과 기다릴 줄 아는 지혜를 꿈꾸어 보자. 그 오랜 전, 암담한 현실에서 조국의 광복을 꿈꾸었던 그 선열들의 피가 이제는 제대로 흙에 섞일 수 있도록 우리도 깨어있자. 우리의 깨어있음이 희망이 되도록 어둠의 절망에서 희망을 찾을 수 있는 깨어있는 우리 모두가 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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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 칼럼니스트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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