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대륙 인디언의 역사 : 7. 대평원 전쟁의 서막 (5)
보스톤코리아  2015-11-09, 11:54:08 
산티 수우족에 대한 사상최대 사형집행(1862년) (계속)
추장인 작은 까마귀(Little Crow)는 원래 평화주의자로서 백인과 평화롭게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길을 찾기 위하여 노력해온 사람이다. 그는 성공회 신자가 되었고 백인식 의복을 입고 있었다. 그러나 사태가 이렇게까지 악화되자 백인들에게 완전히 배신당했다고 생각하게 되었고 그들로부터 받은 모멸감으로 인하여 당장이라도 백인을 몰아내야겠다는 적개심을 품게 되었다.

백인과의 전쟁의 발단은 의외로 겁 없는 젊은 인디언 네 명으로부터 시작되었다. 1862년 8월 17일 서로 누가 더 용감한 인디언인가를 보여주기 위하여 깊은 생각 없이 백인 농가를 침입하여 다섯 명의 백인을 살해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때부터 산티 수우족과 정착촌 민병대 및 연방정부군 사이에는 뉴 울름(New Ulm) 등지에서 수개월 동안 피비린내 나는 전쟁이 벌어졌다. 역사에서는 이 전쟁을 ‘The Dakota War of 1862’ 또는 추장의 이름을 따서 ‘Little Crow's War’라고 부른다.

처음부터 산티 수우는 전투력 면에서 백인과의 전쟁 상대가 될 수 없었다. 드디어 9월 26일 한 달 여 계속된 전투에서 지친 산티 수우족은 백기를 들고 연방정부군에게 항복하였다. 투항한 인디언 중 약 500명의 전사를 추려서 군사법정에 세웠다. 11월 5일에는 이중 303명을 살인 또는 강간혐의로 사형을 선고하였다. 그 때까지만 해도 인디언은 법적으로 시민도 아니고 사람도 아닌 애매한 존재였기 때문에 변호사의 변론기회도 주지 않고 증인도 세우지 않고 일사천리로 불공정하게 재판이 이루어졌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비록 사형을 선고하였지만 그토록 많은 인디언들을 사형시키는 데에는 큰 부담이 되었을 것이다. 그래서 시블리(Henry Hopkins Sibley)대령은 연방군 북서부사령관이었던 존 포프(John Pope)에게 공을 넘기고 포프는 다시 공을 링컨 대통령에게 넘겼다. 미국 역사상 가장 존경받는 대통령이었던 만큼 그는 이 사안을 직접 꼼꼼히 살펴본 후 살인과 강간 등의 범죄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38명만 사형을 허락하고 나머지 단순 참가자에 대하여는 감형시켰다. 38명의 사형집행은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로 기록되었다. 12월 26일 38명의 사형이 집행된  만카토(Mankato)라는 소읍에서는 마치 백인들의 축제일이나 되는 것처럼 수많은 백인들이 사형장에 몰려들어 이 광경을 지켜보았다. 

감형으로 다행이도 목숨을 건진 인디언 전사들은 아이오와 대븐포트(Davenport)에 있는 감옥에 수감되었다. 살아남은 나머지 산티 수우족은 미네소타의 인디언보호구역에서도 쫓겨 나와 네브래스카와 사우스다코타의 더욱 열악한 땅으로 추방당했다. 사우스다코타에 마련된 Crow Creek 인디언보호구역으로 흔히 라코타(Lakota)라 불리는 티톤(Teton) 수우족의 한 젊은 인디언이 찾아왔다. 그의 이름은 ‘앉자있는 소(Sitting Bull)’로서 훗날 라코타족의 대추장이 되어 자신들의 영토를 지키기 위하여 연방정부와 당당히 맞서 싸우는 막중한 역할을 맡게 된다. 앉아 있는 소는 자기 부족과는 친척이 되는 산티 수우족이 겪은 수난에 대하여 이야기를 들으며 슬픔을 함께 하는 한편, 다음으로 시련을 겪게 될 라코타의 앞날을 걱정하기 시작했다.

참고로, 수우족은 크게 세 종족으로 나누어지는데 이미 소개된 산티 수우족(Eastern Dakota로도 부름)과 티톤 수우 족 외에 Yankton-Yanktonai 또는 Western Dakota가 있다. 이들 세 부족은 다시 몇 개의 지파로 나누어진다. 앞에서 잠간 본 시팅불은 티톤 수우 족 중 훙크파파 지파에 속하고 다음에 소개할 전설적 전쟁영웅인 크레이지 호스와 대추장 레드 클라우드는 티톤 수우족의 오글라라 지파에 속한다. 티톤이라는 이름은 옐로스톤 국립공원 바로 아래에 있는 티톤 국립공원의 이름으로 쓰이고 있다. 첨부한 사진은 필자가 2014년 9월 4일 방문하여 촬영한 티톤 산맥의 모습이다. 최고봉의 해발고도는 4200m이며 산 중턱에는 빙하가 아직 남아있다.

1 록키산맥, 2 빅혼산맥, 3 블랙힐즈, 4 스모키힐즈, 5 애팔래치아산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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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호에 계속)


김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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