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톤코리아

아칸소 강 남쪽의 아라파호 족과 합류(계속)

현재의 콜로라도 주 지도를 보면 인디언 보호구역은 애리조나 주 접경에 약간 있을 뿐 거의 보이지 않는다. 이로써 백인들은 샌드크리크 학살의 진정한 목적을 달성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 불평등조약에서 규정했던 인디언보호구역의 땅 제공은 계속 미루어 오다가 2년이 지난 1867년 10월 28일에 또 하나의 조약(Medicine Lodge Treaty)을 맺고 인디언보호구역의 크기를 당초 약속했던 것의 절반 이하로 줄여버렸다.

9. 레드 클라우드의 빛나는 승리

플래트강 다리 전투

라코타족과 샤이엔족은 샌드크리크 대학살에 대하여 복수하기 위하여 1865년 5월 20일부터 며칠간 오리건 트레일과 보즈만 트레일이 갈라지는 교통의 요충지를 지키고 있던 플래트강 다리 요새를 공격하고, 오리건 트레일의 역마차역인 Deer Creek Station, Sweetwater Station과 St. Mary's Station을 습격하고 지나가는 마차열차를 약탈하는 등 백인의 동서 교통을 심하게 방해하였다. 이에 따라 미국정부는 인디언으로부터의 공격을 예방하기 위한 목적에서 5월말에는 오리건 트레일의 민간인 통행을 금지시켰다. 오리건 트레일이 통제되자 인디언들의 공격대상은 남쪽에 개설된 또 다른 동서횡단마차길인 ‘오버랜드 트레일(Overland Trail)’로 옮겨 갔다.

한편 북부 대평원의 거점 요새인 라라미 요새에는 토마스 문라이트(Thomas Moonlight) 대령이 책임자로 있었는데, 그는 불필요하게 인디언을 자극하는 일을 저질렀다. 약 일 년 전 샤이엔족이 Lucinda Ewbanks라는 백인 여자와 어린 아이 한 명을 납치했었다. 라코타 수우족의 한 지파인 오글라라족은 그 백인 두 명을 돈을 주고 사서 함께 살고 있었다. Two Face와 Black Foot라는 이름을 가진 중간간부급 오글라라족 두 명이 그 백인들을 데리고 라라미요새로 왔다. 그들은 미군과의 평화를 원한다는 제스처로 백인들을 미군 측에 넘기기 위하여 찾아왔던 것이다. 그런데 문라이트는 그러한 사정에는 아무런 관심도 두지 않고 납치됐던 부인의 분명한 항의와 경험 많은 민간인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들 두 인디언의 목을 매달아 죽여 버렸다. 죽은 뒤에도 몇 달 동안이나 교수대에 그대로 매달아두어 요새를 찾는 사람들이 모두 볼 수 있도록 하였다.

그 무렵 미군과의 적대행위를 끝내고 미군의 인디언정책에 순응하는 라코타족의 브룰레지파와 아라파호족 약 1500명은 라라미요새 인근에 살고 있었다. 두 명의 인디언 처형 사건으로 요새 인근의 인디언들이 마음이 변하여 대적해 올 가능성을 두려워 해 인디언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인디언들을 동쪽으로 약 500km나 떨어진 네브래스카의 커니요새(Fort Kearney)로 6월 11일부터 이주시키기 시작했다. 그런데 6월 13일 오글라라 라코타족의 전설적 전쟁 영웅 크레이지 호스가 이동 중의 인디언을 찾아와 더 이상 미군들과 함께 살지 말고 오글라라족과 함께 살 것을 권유했다. 그리하여 그 다음날 호송 책임자를 포함한 5 명의 미군을 죽이고 북 플래트강을 넘어 북쪽으로 이동하여 다른 지파의 인디언들과 합류하였다. 문라이트는 이 사건에 크게 당황하여 도주한 인디언들을 잡으려고 무리하게 작전을 펼쳤지만 오히려 라코타 전사들에게 역습을 당해 타고 갔던 말들도 다 빼앗긴 채 거의 100km나 되는 거리를 걸어서 라라미 요새(Fort Laramie)로 되돌아오는 수모를 당했다. 문라이트는 거듭된 실책으로 7월 7일 요새 사령관직 해임과 동시에 불명예 제대를 당했다.

플래트강 다리는 오리건 트레일과 보즈만 트레일의 갈림길에 놓여 있는 동서 교통로의 가장 중요한 길목이다. 센트 루이스나 캔자스시티 지역으로부터 오리건 트레일을 따라 서쪽으로 오다가 이 다리를 건너가면 보즈만 트레일이 시작된다. 1863년부터 시작된 백인들의 통행 본격화로 라코타 인디언들은 들소 사냥에 지장을 받아왔기 때문에 늘 보즈만 트레일을 못마땅하게 생각해 왔다. 그래서 인디언들은 보즈만 트레일의 교통을 차단하기 위하여 1859년에 건설된 300m 길이의 플래트강 다리를 공격하기로 정했다. 다리 남단에는 군 외곽초소가 있었다. 7월 20일 3000명에 달하는 인디언 연합군 전사들이 파우더 강을 떠나 남쪽으로 180km나 떨어져 있는 플래트강 다리를 향하여 출정했다. 연합군은 레드 클라우드, 로만 노즈, 크레이지 호스, 말을 두려워 한 사나이 등 쟁쟁한 전투추장들이 이끌었으며 전과 다르게 매우 조직화된 군대의 모습을 갖추었다. 특히 전투경험이 적은 신참 전사들은 전투 전문부족인 개병대(Dog Soldiers) 등이 감독했다.

드디어 7월 25일과 26일 양일간에 군 초소 주변에서 치열한 전투가 시작되었다. 또한 오리건 트레일을 따라서 서쪽에서 동쪽으로 플래트강 다리로 접근 중인 마차열차를 습격하여 마차에 실려 있던 많은 물품들을 약탈하였다. 이 전투에서 미군은 29명이 사망한 데 반하여 인디언은 8명 정도의 사망에 그친 것으로 추정된다. 플래트강 다리에서 미군이 크게 당한 것을 응징하기 위하여 코너(Patrick Edward Connor) 장군이 이끄는 2000명의 대규모 병력이 이 지역으로 접근해 오기 전에 인디언들은 파우더 강가의 인디언 캠프로 돌아갔다.

코너의 파우더강 원정

보즈만 트레일을 둘러싸고 인디언과의 충돌이 점차 격화되자 미군은 대규모 병력을 동원하여 인디언의 본거지인 파우더강 일대의 인디언 전사들을 소탕할 계획을 세웠다.

(다음 호에 계속)

김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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