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에 있는 여자
보스톤코리아  2007-06-19, 17:28:23 
요즘 '사랑'이라는 이름을 다룬 영화나 드라마들을 쉽게 접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우리의 삶 가운데 가장 가까이 있기 때문은 아닐까 싶다. 물론 자주 만나는 영화나 주제에 걸맞은 이름이 하나 더 덧붙여진다면 아마도 '~ 여자'라는 이름을 떠올려본다. 그 '여자'라는 느낌이 그리 싫지 않은 이유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그 어떤 곳에서도 여자의 위치가 표면화 되어가기 때문이라는 또 한 여자의 생각에서의 일이기도 하다.

미국에 사는 우리 이민자들이 각자 바빠서 한국 드라마에 뭐 그리 시간을 보낼까 싶지만, 그래도 한국 식품점에 가면 제일 반갑게 기다려지는 것이 '한국 드라마의 비디오'는 아닐까 싶다. 때로는 타국 생활에서의 고향에 대한 향수를 느낄 수 있어 좋고, 내 말을, 내 마음을 속 시원히 털어놓고 듣고 들어줄 수 있는 시간이 바로 저녁 시간의 '드라마와 마주한 시간'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잠깐 해본다. 물론, 젊은이들과의 차이는 분명 있으리란 생각이다. 적어도 가족 이민사에서 1세대의 입장에 놓인 언어적 소통이 답답하고 자식에게 부족한 모습으로 있는 마음을 달래고픈 부모님들의 세대에서는 더욱 그렇다는 생각이다.

한국에서의 전화를 받았다. "얘, 속이 상해서 글쎄, 무슨 이런 일이 있니?" 하는 볼멘 목소리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우리 집 친정 막내언니였다. 그 이유를 물으니 드라마를 썩 좋아하지 않는 언니가 그 드라마는 꼭 보라는 얘기였다. "한국은 난리야! 주부들이 남편에게 화가 나고 속이 상해서~~" 그렇게 속상한 마음까지 가지며 꼭 그 드라마를 보아야 하는 이유는 도대체 무슨 영문일까? 바로 요즘 한창 시청률을 올리고 있는 김수현 작가의 '내 남자의 여자'인 것이었다. "그래, 언니 나도 봐야겠다! 좀 궁금해지는데... " , "언니 그렇게 화만 낼 것이 아니라, 찬찬히 드라마를 보면 분명 시사해 주는 그 무엇이 있을 거야!" 하고 언니에게 통화를 마친 일이 있었다. 참으로 여자의 마음은 묘한 구석이 분명 있긴 하다. 한 남자를 사이에 두고 두 여자의 미묘한 감정의 흐름은 무엇일까.

이 드라마에 반감을 사는 이들도 많이 있다. 하지만 이 드라마를 처음부터 가만히 생각하며 보고 있는 중이다. 여러 각도에서의 시사하는 작가의 의도는 무엇일까. 또한 이 드라마의 내용은 어쩌면 현실적인 문제들을 반영하는 지금 우리들의 삶의 모습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한 가정의 아내 그리고 어머니 그리고 며느리 이 이름은 모두가 '여자만이 가질 수 있고 누릴 수 있는 이름'이었다. 한 남자를 사랑하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아내라는 이름이 어머니라는 이름이 나를 그 자리에 영원에 묶어주기를 어쩌면 바랬던 것은 아니었을까. 모든 것은 흐르는데, 그 남자(남편)의 마음은 늘 아내인 내 곁에만 묶여있길 바랬던 것은 아닐까. 어쩌면 그 마음이 변할 수도 있다는 가정을 했더라면 의심까지는 아니더라도 마음의 준비는 방어할 수 있는 지혜는 가질 수 있지 않았을까. 이 드라마를 지켜보며 느끼는 한 부분이었다.

가끔 나는 '내 안에 있는 여자'와 대화를 하는 훈련을 시작했다. 남들에게 보여지는 나, 보여지지 않는 속의 나를 가만히 만나고 느끼며, 때로는 어찌나 내 자신의 또 다른 여자에게 놀라는지 모른다. 들 가에 핀 꽃들이 예뻐서 지나던 길가에 차를 세워두고 꽃을 보고 사진을 찍는 나는 솔직한 나다. 누구에게도 꺼리길 것 없는 떳떳한 나인 것이다. 그렇다, 들바람이 좋아서 파란 잔디에 누워 파랑 하늘을 올려다보는 나는 당당하고 누리는 것에 만족감과 행복으로 가득하다. 이 모든 것들은 '보편성과 도덕성' 이라는 것에 별 문제가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나는 멋진 다른 남자에게 눈길이 간다면 그 때는 어쩔 것인가. 아마도 남이 볼까 싶어 얼른 제 마음을 숨기려 들것이다. 보지 말아야 한다는 '무의식' 속에서의 강박관념으로 어쩌면 더 궁금해지는 것은 아닐까.

이 드라마를 통해서 '외도와 불륜'이란 한 가정의 '파탄과 파괴적인 요소'를 소개하고 있는 것이다. '여자라는 이름'에는 딸과 며느리 아내와 어머니를 모두 갖추고 있는 것이다. 이 드라마를 보면서 여러 각도로 깊은 생각으로 보고 있다. 친구에게 남편을 빼앗긴 역할로 분한 지수(배종옥 분)의 입장에서의 나 자신이 주인공이 되어서 분하고 원통한 기분을 느껴보기도 했고, 또한 친구로부터 남편을 빼앗은 화영(김희애 분)의 입장도 되어보는 귀한 시간이었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처절하도록 자존심과 우정을 짓밟고 만 화영의 입장을 만나며 그 어떤 미사여구로 쓰여진 좋은 글귀보다도 가슴에 많이 와 닿았다. 그리고 한 가정의 가장의 자리를 저버리고 '한 여자의 뜨거운 사랑을 차지하느라 잃어버린 가족이라는 소중한 기억들, 긴 세월과 역사들...' 그 남편인 입장에는 가슴이 시리도록 아팠다.

어릴 적 지나다 듣던 유행가 가사는 어찌 그리도 유치하다는 생각을 했었다. 불혹의 언덕을 올라 지천명으로 가는 길에 가끔 만나는 유행가 가사는 가슴에 저리도록 남아온다. 어쩌면 모두가 우리들의 삶의 여정 중에 만나는 좋은 친구는 아닐까? 그 어떤 문학이든, 종교든, 철학이든, 사랑이든 '삶의 바탕에서 벗어난 것이라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이렇듯 너무도 쉬이 생각할 수 있는 한 드라마를 통해 작가와 연기자 그리고 바라보고 만나는 시청자들의 어우러짐은 조금 더 나은 내일을 꿈꾸는 소망의 시작은 아닐까? 혼자가 아닌 세상에서 우리가 되어 가는 어우러짐의 세상을 만나는 준비는 아닐까 싶다. '남의 떡이 더 커 보인다는 옛 속담을 기억하고 내 것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깨닫는 오늘을 맞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일 게다' 한 '여자라는 이름'이 얼마나 큰 책임과 의무가 있는지 깨달음을 주는 날이다. 내가 어머니도 되고, 아내도 되고, 딸도 되고 며느리도 되었던 것처럼...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을 하고 있다.
skybost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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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 칼럼니스트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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