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덤’이 주는 기쁨과 행복
보스톤코리아  2007-07-02, 12:01:11 
해마다 썸머타임 시작과 해제로 1시간의 여유로움을 누리고, 아쉬움을 남긴다. 잠을 더 잘 수 있다는 넉넉한 누림의 시간이며, 일찍 일어나야 하는 부족한 잠에 대한 섭섭함일 게다. 며칠을 지나면 잊혀질 시간의 누림이지만 썸머타임의 날만큼은 그렇게 기분 좋은 하루를 보내고 맞는 것이다.

사실, 하루에 주어지는 24시간의 시간이야 어찌 바뀔까. 마음에서의 여유로움이 기분 좋은 하루를 만든 것이다. 내 집에서 가까이에 있는 한국식품점은 친구라기보다는 형제처럼 친하게 지내는 친구들이 있다. 지나다 들르면 언제나 넉넉하고 푸짐한 먹거리들이 있기도 하지만, 그 먹거리 말고도 훈훈하고 넉넉한 인심이, 사람냄새가 가득하기에 찾았던 발걸음이나 맞아주는 웃음이 '행복'을 서로에게 주는 것이다.

식품점에서 무엇을 더 얻어서가 아니라, 뒤돌아 나오는 길에는 늘 고마움이 남는다.
내게 무엇인가 넉넉해서 남에게 줄 수 있는 것이 아님을, 하루종일 쉴 사이 없이 분주히 움직이고 힘겨울 텐데, 마다하지 않고 나눠주는 그 사랑의 마음이 늘 고맙기만 하다. 가끔씩 내 자신에게 묻기도 한다.
"너는 저렇게 할 수 있니?"
"네가 힘들게 움직이며 얻은 것을 남에게 아무런 바램 없이 줄 수 있니?" 이렇게 몇 번을 묻게 되는 것이다. 이 어찌 신앙인이 따로 있을까. 이렇듯 자기 것을 아낌없이 줄 수 있으면, 나 아닌 다른 사람에게 베품과 나눔이 있으면, 그 안에는 또 다른 깊은 살아있는 종교(사랑)가 있다는 것을 깨닫는 시간이다. 너무도 부끄러워 내 자신에게 움찔할 때도 많은 것이다.

빨갛게 버무린 겉절이만큼이나, 입맛을 돋구는 식품점 친구(언니)는 이제는 곁에 없으면 못살 것 같은 존재가 되었다. 또한 늘 옆에서 양념처럼 세콤달콤한 맛을 얹어주는 사랑방 친구(동생)는 기분 좋은 하루를 마련해 준다. 아들 녀석을 대학에 보내고도 아가씨 같은 친구는 맛과 멋을 담은 현모양처로 늘 배우고 싶은 친구이다. 김치를 막 버무리다가 지나는 나를 불러 세워
"야, 이리 와서 이거 간 좀 봐라!"하는 언니가 있음이 이 이국만리 외로운 땅에서의 또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그 꾸미지 않은 풋풋함이, 푸근하고 끈끈한 정이 내게 오늘을 살아가는 기쁨이 되는 날이다.

따끈따끈한 호빵을 주고싶어서 "언니, 이거 하나 먹어 볼래요?"하는 동생의 그 싹싹함이 기분 좋은 하루를 열게 하는 아름다운 이유가 되는 것이다. 가끔씩 음식 맛에 대해 물어볼 수 있는 친구가 있기에 편안하게 묻고 들을 수 있음이 또한 큰 행복인 것이다. 이렇듯 내가 필요로 했던 것 이상으로 얻어오는 '덤'은 내게 기쁨의 덤, 행복의 덤, '누림의 덤까지 얹어주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 '덤'을 나도 누구에겐가 '나눔의 덤'으로 주어야겠다는 행복한 마음이 넘쳐나는 것이다.

'덤'...
어릴 적 어머니들이 시장에서 콩나물 하나라도 더 덤으로 달라했던 것처럼 주는 기쁨과 받는 행복은 우리들의 삶에 정겨움과 참 기쁨을 맛보게 해주는 것이리라. 가만히 생각해보면 우리들의 인생이, 삶이 모두가 이렇듯 '덤'으로 감사한 일임을 깨닫는다. 무엇이 내게 있었을까. 그저 거져 받았기에 살 수 있는 것을 이제야 깨닫는 날이다. 지금의 상황들이 어려움과 곤고함에 있을지라도, 나보다도 더욱 열악한 여건의 사람들을 생각한다면, 또 '덤'의 의미가 가슴 깊이 다가오는 것이다.

몸이 건강하지 못한 이들을 만나며 내게 있는 건강에 더 없을 감사가 있다. 이 '덤'으로 얻은 건강을 어찌 내 몸에 이로운 것에만 쓸까. 경제적인 어려움에 처해있는 주변의 사람들을 만나며 내게 있는 풍요가 어찌 내 힘과 노력만으로 되었을까. 어찌 내 몸과 내 마음에만 치장할 수 있을까. 모두가 '덤'으로 주신 은혜이고 축복인 것을 또 깨달으며 감사의 날을 맞는다. 내가 쉬고 있는 지금의 이 호흡이, 어찌 내 힘과 노력만으로 될 수 있을까. '덤'으로 주신 하루인 것을, '덤'으로 얻은 것 '덤'으로 갚을 수 있는 오늘이길 마음에 소망으로 남겨놓는다. 오늘도 마음을 모아본다. 작지만 실천할 수 있는 오늘이길...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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