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 앗은 비상구
보스톤코리아  2007-08-26, 21:22:59 
세상과 더불어 살아가는 우리는 한 시간대에 그 넓은 세계의 흐름을, 세상의 이야기들을 듣고 보게 되었다. 내가 남의 것을 볼 수 있는 만큼 남도 나의 것을 보고 있음은 당연한 일이다. 내 것은 감춰두고 싶고 남의 것만 보고 싶은 마음이야 어찌 나 혼자만의 생각일까.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살이에 맞춰 보고 듣고 말하려면 내 몸과 마음도 바쁘지 않으면 따라잡기 어려운 세상에 있다. 높을수록 비상시에는 위험이 따른다. 낮은 곳에서는 제 몸 하나 뛰어내리면 그만이지만, 높은 곳에서는 뛰어내리고 싶어도 뛰어내릴 수가 없는 일이다. 무작정 뛰어내리는 일은 자살행위이다.

빨리 돌아가는 세상인 만큼 눈 깜짝할 사이에 게으름을 피우면 상대는 저만치 가서 있지 않은가. 내 자리 잊고 남의 자리 탐내며 샘 부리다간 어느샌가 내 자리도 잃어버릴 세상에 나도 흐르는 것이다. 각 나라별 도시마다 제 나라에서 제일 높은 빌딩이 아니라, 이제는 세계에서 제일 높은 빌딩을 자랑한다. 높이 오르면 오를수록 멀리 볼 수 있고 훤히 볼 수 있어 속은 시원하리라. 헌데, 높이 올라도 정신만 바짝 차리고 제자리에서 열심이면 무슨 걱정이랴. 높이 오르면 더 높이 오르고 싶은 것이 사람의 욕심이지 않겠는가. 그 욕심에 내 몸과 마음이 상하는 것은 안중에도 없다.

얼마 전, 한국에서는 한 대학 조교수의 가짜학위 파문을 시작으로 각계각층이 학력위조라는 새로운 이름의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켜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주었으며 본인들 스스로도 아픔과 고통을 겪고 있다. 각 개인마다 변명이든, 해명이든 이유야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어떤 이유로든 믿음에 대한 신뢰에는 금이 간 것이다. 물론, 각 개인에게 주어진 특별한 달란트가 있었으리라. 제아무리 좋은 자리에 사람을 앉혀 일을 시켰던들 그에 못 미치는 사람이라면 그 자리를 지켰을 리 없었을 게다.

일단, 거짓에 대한 잘못은 인정하고 자신을 믿고 있던 사람들에게 정중하게 진심으로 사과를 해야 할 것이다. 물론, 사회적인 책임도 있을 것이다. 우리 사회가 지금까지 능력보다는 학력에 치우치는 제도에 있었기에 일류를 만들고 이류, 삼류를 만들었던 것일 게다. 학력이 능력과 비례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일 게다. 하지만, 학력이나 능력이 사람의 인격을 말해줄 수는 없는 일이다. 어찌 보면 요즘의 사태들이 우리 부모님들 세대와 우리 아이들의 세대와의 중간 세대(40~50대)에서의 한 사회적인 모습이 반영된 예일 것이다. 어떤 사회 흐름의 변화에 따른 한편 반증의 모습일 게다.

이 세대가 지나고 요즘 아이들 세대에는 또 다른 사회적인 모습의 성향으로 비칠 일이다. 요즘처럼 외모 지상주의에 있는 아이들에게는 지금과는 조금은 다른 모습의 학력, 능력이 아닌 보이는 것이 최고인 그런 사회적인 모습은 아닐까. 그것마저도 능력을 요구한다면 능력이라 말해야 할지 모를 일이다. 여하튼, 우리는 요즘 깜짝깜짝 놀라고 있다. 모 대학의 유명한 실력 있는 교수가 외국에서 얻은 학위가 '가짜학위'였다는 말에 그만 입을 다물고 만다. 그 교수의 수업을 들었던 제자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고 만 일이다. 푸른 인생의 문을 열고 나가는 젊은이들에게 삶의 이상과 목표는 때로는 좋아하는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정해지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남았을 아픈 상처들 또한 오래 남을 것이다.

며칠 전, 한국 방문 중에 우스갯 소리로 아는 친구들과 얘길 나누었다. "한국에서는 가끔 술집이나 노래방 등에서 술기운에 담배를 피우러 비상구 문을 열고 나갔는데 난간이 없어 떨어졌다는데 정말이야?"하고 물은 적이 있었다. 어인 일인가. 오늘 문득 인터넷 뉴스를 들추니 8월 23일 밤에 한 남성이 한 노래방에서 친구들과 함께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고 한다. 그 남성은 술에 취한 상태에서 혼자 화장실에 갔다 바람을 쐬고자 화장실 안에 있던 비상구 문을 열고 나갔다가 그 변을 당했다고 한다. 너무도 어처구니 없는 일에 할 말을 잊었다.

이렇듯 장난처럼 나누던 얘기가 현실일 수 있음에 놀란다. 요즘 뉴스의 초점이 되는 그 능력 있고 멋진 유명인사들이 무엇이 부족해서 가짜학위나 학력위조를 했을까. 그것은 더 높이 오르고 싶은 욕심에서일 게다. 겉으로 보이는 시각적인 것이 우선인 요즘에 누굴 탓할까. 선물을 받으면 근사하게(화려하게) 포장한 선물이 기분을 좋게 하는 것은 당연하니 말이다. 요즘의 한국 뉴스를 들여다보든 세계 뉴스들을 만나든 마음이 쓸쓸하다. 진실이 외면당하는 요즘에는 더욱이...,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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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 칼럼니스트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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