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열대성 기후의 조기의 고장 : Maryland편
보스톤코리아  2008-02-18, 11:37:15 
Maryland는 Boston에서 너무 멀기 때문에 일반적인 어종과 낚시터는 생략하고, 우리들이 좋아하는 생선 조기(Crocker)가 유명한 Chesapeake Bay에 대하여 알아보자.

New Jersey를 벗어나 Delaware에서 95 Ex4의 RT1을 들어서면 나무 위에 매달린 벌집처럼 축 늘어진 지형을 반으로 갈라, 동쪽은 Delaware, 서쪽은 Maryland, 남쪽 끝은 잘라 Virginia에 떼어주고 3개 주가 공유하는 반도가 있다. Maryland의 중심부를 깊숙이 파고 들어 Baltimore 동북쪽 Havre de Grace까지의 물길이 Chesapeake Bay이다.

Maryland는 위도상 중동부에 자리해 아열대성 기후가 조금씩은 감지 되는 곳이다. 더운 지역에서 산란하는 조기는 아열대성 기후의 해류를 찾아 이동하며 성장하기 때문에, 육질이 단단하고 힘이 좋아 꾼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생선이다. 높은 지대가 없이 바다에 둘러싸인 반도는 늪지대와 갯벌지역이 많아 각갑류 서식에 적지여서 crab과 cram의 특산지이기도 하다. Chesapeake Bay 중간을 가르는 Bay Bridge 상류에는 Susquehanna River(갯물)의 영향을 받아 Sea Trout(숭어)가 철 따라 나타나며, 하류와 달리 씨알이 작은 조기 보다는 굵은 spart(조기와 비슷하지만 꼬리에 점이 있는 것)를 많이 잡는다. 파도가 없고 넓은 Bay의 모양이 들쑥날쑥해 200마일이 넘는 Bay 자체가 어족자원의 보고이며, 지역주민에게는 삶의 터전일 것이다.

Salisbarry에서 SomerSet 휴게소를 지나면서 RT 413로 끝까지 가면, Bay의 하류인 CrisField라는 작은 어촌에 들어서게 된다. 길가에는 크고 작은 입간판들이 즐비한데 Soft crab을 요리한다는 식당들의 선전문구이다. 여기가 유명한 Soft crab의 고장임을 느낄 수 있다. 항구 주변에는 crab을 선별하고 저장하는 시설들이 많으며, 소매(小賣)도 한다. 조기 낚시배는 오후 6시에 출항하여 새벽 1시에 입항하고, 피곤하면 조금 눈을 붙였다가 아침에 출발하면 좋다.

Chesapeake Bay Bridge - Tunnel
다시 RT 13(s)로 조금만 가면, 반도 끝 길게 늘어진 꼬리를 자른 듯이, Virginia주의 경계가 있으며 80마일쯤 내려가면, 한참을 늪지역을 지나 나즈막한 다리가 나온다. 건너편 NorFolk와 Virginia Beach로 갈라지는 곳까지 연결된 도로가 미국에서 제일 긴 Chesapeake Bay Bridge - Tunnel이다. 다리 위를 한참 가면서 양쪽을 보면 바다의 한가운데를 달리는 느낌에 아찔한 공포감 마저 든다. 다시 바다 밑 Tunnel로 들어서면 밝은 조명과 훌륭한 환기장치로 바다 속을 달린다는 두려움은 사라지고 만다. 다리의 정 중앙에 만들어 놓은 인공섬은 선진토목공법의 진수를 느낄 수 있으며, 이들의 감각적이고 획기적인 발상의 전환이 무한의 경쟁 속에서도 제일의 자리를 지킬 수 있는 저력이 아닌가 생각된다.

실용성과 미적감각, 그리고 이용자들의 편의까지 고려한 거대한 공사를 한 눈에 볼 수 있게 예리한 각도로 묘사한 전시관과 쭉 둘러볼 수 있는 휴식공간은 Rest Area로서 손색이 없다. 식당 옆에 길게 만들어 놓은 pear에는 잡은 생선을 손질할 수 있도록 수도시설과 선반을 구비하였고, 입구에 있는 Tackle shop에서 Bait를 사면 된다. 해가 질 때까지 망망대해 인공 섬의 낚시도 해봄직 하다. 역시 조기, 숭어, 스팟, 민어 등 아열대 어종이 주류이고, pear가 높고 물살이 빨라 5~6 oz의 추를 이용하나 입질이 약한 것이 흠이다. 그러나 잡는 재미보다는 보는 즐거움이 더 큰 것은 특별한 주위 환경이 마음을 사로 잡았기 때문일 것이다.

다시 나머지 다리를 건너 NorFolk에 가면 대형 Sea Food Restaurant이 시장한 나그네의 발길을 잡는다. 특급요리에 버금가는 대형 뷔페식 식당은 싱싱한 생선과 갑각류의 맛을 최대한 살려, 무한제공되는 요리로 개장시간에는 북새통을 이룬다. 저렴하고 맛이 있어 지나는 길이면 꼭 들르고 싶은 곳이다. (Cooler에 있는 생선은 얼음에 소금을 섞어 보관하면, 온도가 떨어져 얼음이 설게 되며 빨리 녹지 않아 여행지에서는 꼭 지켜야 할 사항임)

Maryland 역시 고사리가 많이 난다. 여기에는 특별한 나물이 있는데, 봄나물 중에 으뜸인 참두릅이 많이 난다. 고사리와 같은 시기에 나는 두릅은 매우 굵어 십자로 칼집을 주어야 골고루 삶아진다. 삶은 두릅을 둘둘말아 상큼한 초장에 찍어 먹으면, 연한 가시의 느낌의 맛이 배(倍)가 되는 것 같다. 고사리 잎이 피면 두릅도 하얀꽃이 피며 가시가 단단해진다. 두릅은 살짝 데쳐 얼리는 방법도 있지만, 말리는 것이 향을 잃지 않는 좋은 방법이다. (엄나무과에 속한 두릅은 참두릅과 개릅이 있음)

조기를 많이 잡은 한해, 옛날 제사(祭祀) 음식이 생각나 그 때 그 맛을 낸다고 소금을 치고 말렸는데 꾸득꾸득 말린 조기의 냄새가 이상해 배를 갈라보니 내장이 상하고 말았다. 옛날의 굴비는 통째로 말려 제상에 쓸 때는 굽거나 쪄서 쓰는데, 내장도 맛이 있어 버리지 않는 생선이 아닌가? 그런데 이것은 소금을 많이 쳐 육질이 짠데도 내장이 상한 것이다. 힘들게 말린 4~50 마리나 되는 조기를 버릴 수 밖에 없었다. 아무리 해도 방법을 알 수 없어 그 해 12월 초에 굴비의 고장, 영광의 법성포를 찾아 갔다. 영광에 도착해 대통밥정식을 먹을 때도 구운 조기가 나오는데, 기가 막힌 그 맛을 필자는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비릿한 냄새가 물씬 나는 법성포에 들어섰다. 과연 법성포다. 시커먼 뻘만 보이는 물 빠진 항구는 조그마한 어촌이지만, 줄줄이 달려 있는 조기는 상상을 초월한 정도로 많다. 비릿한 굴비냄새와 해풍에 묻어오는 갯벌냄새는 구수한 향토 사투리와 잘 어울리는 것 같다. 물어물어 찾아간 곳은 법성포에서 제일 크다는 영광굴비 가공 공장이다. 사장을 만나 자초지종을 이야기 했더니, 따뜻한 녹차로 반기며, 영광굴비의 우수성을 설명하는데, 추운 날씨, 적당한 해풍, 염도 조절의 비결이 맛 좋은 영광굴비를 만든다는 것이다. 모든 조건이 다른 미국에서는 불가능하지만 입을 벌려 소금을 친다는 중요한 방법을 배울 수 있었다. 제일 먼저 상하는 내장에도 염수가 들어가야 된다는 이치를 몰랐던 것이다. 알고나면 허무한, 간단한 이치를 모르고 찾아간 발걸음이 무겁다. 사장의 안내로 포장부에 들어서니, 붉은색, 흰색, 색동 등의 보자기에 싼 선물용 상자가 산더미다. 흰색상자는 20만원, 붉은색은 50만원, 색동은 황조기로 80만원이다 한다. 황당하리만치 비싼 가격에 놀라는 모습을 본 사장이 황조기를 반값만 내라며 상자를 내민다. 40만원이면 거저라는 주위 사람들의 말을 들었지만, 돌아오는 내내 마음이 편치 않았던 것은 80만원이나 하는 20마리의 조기를 40만원에 샀지만, 한마리에 20불이나 한다는 미국돈의 계산으로는 언뜻 받아들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맛있게 잡수시는 아버님에게는 한마리에 2천원을 주었다고 말씀드렸다. "역시 비싸니 맛이 있구나"라고 말씀하시는데, 바른대로 말씀드리면 상을 물리고 돌아 앉으실 것 같아서였다. 다시는 40만원에도 못 살 것 같은데...
(다음호는 Florida편이 연재됩니다)

최석천 (전문 낚시인)
최석천씨는 뉴욕지역에서 낚시 가이드와 미주, 남미, 유럽 등지에서 전문 낚시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문의 330-774-6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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