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
보스톤코리아  2008-10-17, 15:12:16 
여기저기를 둘러봐도 시끌시끌 정신이 없다. 문득, 한곳에 서 있는 자리에서 나는 가만히 서 있는데 무엇인가 돈다. 이 혼돈의 시간에서 나는 어디를 바라보고 있는가. 지난 여성국 주최로 모인 세계선교학교 모임에서 강사 전도사님의 열정적인 신앙의 교육은 내게 깊은 생각을 만나게 했다. 사실, 요 몇 년 동안 신앙에 대해 회의를 느끼는 시간에 머물고 있었다. 무엇인가 변화의 시간이 필요했던 차에 귀한 말씀은 내게 깊은 샘물을 만난 듯 감사했다.

화합으로 가는 기독교인들이 모인 교회 안에서도 서로가 자기 목소리뿐이다. 모두가 옳다고 하는 말 속에는 진실이라는 것은 빛바랜 추억처럼 느껴지던 때가 있었다. 조금씩 멀어지기 시작한 믿음 안에서의 교제가 끊어지기 시작했다. 누가 먼저 선택했든 간에 그렇게 기독교인들 사이에서 나는 이방인처럼 멀어져가고 있었다. 문득, 더 멀어지지 말아야 할텐데….  하고 마음을 다져보지만, 못내 뒤돌아서면 기독교인이 아닌 타 종교인에게서 더 큰 신앙의 냄새를 맡곤 했다.
오늘 아침에는 메일 하나를 받았다. 마음에 깊은 묵상으로 다가왔다.

"1 예수께서 한 곳에서 기도하시고 마치시매 제자 중 하나가 여짜오되 주여 요한이 자기 제자들에게 기도를 가르친 것과 같이 우리에게도 가르쳐 주옵소서 2 예수께서 이르시되 너희는 기도할 때에 이렇게 하라 아버지여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 나라이 임하옵시며 3 우리에게 날마다 일용할 양식을 주옵시고 4 우리가 우리에게 죄 지은 모든 사람을 용서하오니 우리 죄도 사하여 주옵시고 우리를 시험에 들게하지 마옵소서 하라"   <신약성경 - 눅 11:1~4>

그래, '제자 중 하나'는 그 어떤 사람이었을까. 예수의 옆에서 기도를 물어 이끌어 냈던 그 어떤 사람은. 진정한 스승은 물음을 원하는 것이리라. 묻지 않는다면 그 사람이 얼마만큼 알아들었는지 모르기 때문이리라. 우리도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세상의 유혹과 욕심, 욕망, 욕정들이 가득한 곳에서 함께 살아가고 있다. 이 세상과 단절되지 않는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것이다. 그 속에서 물음 없이 내 것만이 옳다고 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그 제자 중 한 사람처럼 매일 물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과 함께 어우러져 더욱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는 우리는.

밀어내지 말고 열어 놓아 그들 스스로 감동받을 수 있는 일은 없을까. 밀어내고 잡아당기고 끌어내어 그들에게 상처와 아픔을 주는 대신에 조금 기다릴 수는 없을까. 맑은 영혼의 마음과 마음이 '통'하면 감동의 공명이 흐르는 것이리라. 굳이 말이 아니어도 사람의 깊은 마음은 서로 통하게 되어 있다. 요즘 한국이나 세계의 뉴스를 만나다 보면 느닷없는 '자살'에 대한 기사를 접하며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바쁘고 빠른 초고속화의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나를 돌아볼 여유조차 없이 시간에 쫓기며 살고 있다. 풍족한 물질문명이 주는 허탈감이랄까. 눈에 보이는 것은 너무도 많은 것을 가졌는데 속은 휑하니 텅 빈 상태를 경험해 본 일이 있을 것이다.

왜, 그들은 삶 대신 죽음을 택했을까. 우리는 그저 바라만 보고 있으면 그뿐일까. 아무런 책임이나 미안함은 없을까. 그렇다, 그들의 죽음은 우리 믿는 사람들의 책임도 있는 것이다. 그 무엇을 거창하게 멀리서 찾으려 하지 말자. 내 가까이 주변에서 이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 이들은 없는지 예수에게 물었던 그 어떤 제자의 물음으로 물어볼 일이다. 깊은 묵상의 시간에 그들의 가슴과 함께 만나 아픔과 고통과 슬픔이 내 가슴이 되는 날 '새 하늘과 새 땅'은 여기에서 이루어 지리라. 삶이 버거워 도망치고 싶은 이들에게 어떻게 다가가 친구가 되어줄 수 있는지 우리는 오늘도 예수님께 물어야 할 과제이다. 오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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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 칼럼니스트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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