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주재 미 대사 공관피습으로 사망
보스톤코리아  2012-09-17, 14:27:58 
11일 리비아 주재 미국 영사관을 공격한 시위대. 작은 사진 속 인물은 사망한 크리스토퍼 스티븐스 대사
11일 리비아 주재 미국 영사관을 공격한 시위대. 작은 사진 속 인물은 사망한 크리스토퍼 스티븐스 대사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오현숙 기자 = 리비아 주재 미국 대사 크리스토퍼 스티븐스가 11일(현지시간) 리비아 동부 벵가지에서 무장 세력의 미국 영사관 공격으로 사망했다.

리비아 보안당국은 이날 밤 스티븐스 대사가 직원들을 대피시키려 영사관을 찾았다가 다른 미국인 직원 3명과 함께 사망했다고 12일 확인했다.

당시 총으로 무장한 시위대 수십 명은 미국에서 제작된 영화 <무슬림의 결백(Innocence of Muslims)>이 이슬람을 모독했다며 공중으로 총을 쏘며 영사관으로 몰려들었다.

일부는 건물에 불을 질렀고 영사관은 로켓추진 수류탄 공격도 받았다. 리비아 보안 소식통은 "스티븐스 대사가 연기에 의한 질식으로 사망했다"고 말했다.

문제가 된 영화는 선지자 무함마드를 호색한이자 학살자로 묘사하고 있으며, 유대계 미국인이 제작한 2시간 분량 중 일부가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를 통해 아랍권에 알려졌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12일 오전 성명을 통해 리비아 무장세력을 강력히 비난하고 리비아에 있는 미국인과 세계 곳곳의 외교 시설에 대한 안전을 지원하기 위해 모든 조치를 마련하라고 행정부에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이에 따라 무장 세력 공격 이후 현지 분위기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한편 미국민과 외교 시설의 안전을 담보하기 위해 50여명의 부대원으로 구성된 해병대 FAST팀(Fleet Anti-terrorism Security Team)을 급파하기로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와는 별도로 클린턴 국무장관과 함께 발표한 백악관 성명을 통해 “말로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톤으로 비난한다”면서도 “이번 공격이 미국과 리비아의 연대를 깰 수 없다”고 강조했다

공화당을 비롯한 미 정치권에서는 오바마 행정부의 대응을 놓고 ‘너무 소극적인게 아니냐’는 지적을 하고 있다. 미트 롬니 공화당 대선 후보는 오바마 행정부의 중동 정책이 유약한 기조를 펴온 것과 연결지어 정부의 대응을 비난하고 나섰다.

사망한 크리스토퍼 스티븐스 미국 대사는 지난해 리비아 민주화 시위를 시작부터 종료까지 현장에서 목격했던 인물이다.

스티븐스 대사는 1960년 캘리포니아주에서 태어나 UC버클리대를 졸업했다. 모로코에서 평화봉사단 단원으로 활동하며 중동과 인연을 맺었다.

2007년 리비아로 부임한 그는 2년간 대리대사직을 맡은 뒤 리비아 사태 직후 반정부 세력 대표기구인 국가과도위원회(NTC) 특사를 맡아 지난해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의 몰락 과정을 지켜봤다.

리비아의 격변기를 거친 스티븐스 대사는 지난 5월 22일 대사로 임명됐으나 3개월여 만에 목숨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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