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범죄의 실상을 파헤친 책 출간


우리가 TV나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세계적인 범죄조직들은 엄연히 존재하고 있으며, 이들 조직들도 진화하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 이탈리아에서 활동하는 마피아, 중국의 삼합회, 일본의 야쿠자, 유럽의 매춘 조직과 남미의 마약 카르텔들 역시 다국적 기업처럼 전세계로 영역을 확장하며 ‘체인점’을 두고 있다. “맥마피아(McMafia)”는 마치 맥도날드에서 새로 나온 햄버거를 연상시키지만, 세계 곳곳에 진출한 맥도날드처럼 세계 어느 곳에나 침투해 있는 범죄조직을 지칭하는 신조어이다.

트란스니스트리아(Transnistria)는 뉴스에서 그다지 큰 주목을 받지 못하는 곳이지만, 미샤 글레니(Micha Glenny)는 이 나라를 “맥마피아”에서 필수적인 곳으로 인식하고 있다. “맥파미아”는 세계화 시대의 조직범죄를 파헤친 글레니의 야심작이다. 원래 몰도바(Moldova)의 일부였던 이 공화국은 로드 아일랜드보다 크지 않지만, 통제를 받지 않는 무기공장을 통해 불법무기의 공급처로 세계의 골치 덩어리가 되어왔다. “이 트란스니스트리아의 불법무기들은 오데사(Odessa: 우크라이나의 한 도시)를 통해 전쟁 중인 세계의 다른 곳 - 카프카스 산맥, 중앙아시아, 중동, 서부 및 중앙 아프리카 - 으로 흘러 들어간다”고 글레니씨는 자신의 저서를 통해 밝히고 있다.

이러한 일이 지구촌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전 BBC World Service의 중유럽 통신기자이자 발칸 반도에 관한 두 권의 책의 저자이기도 한 글레니씨는 인터넷 사기, 불법에너지와 불법무기 거래, 마약 카르텔, 위조품, 매춘 및 차량절도, 밀입국 및 철갑상어 밀어 등에 대하여 경탄할 만한 내용을 보여주고 있다.
여러 가지 역사적 사건 덕분에, 범죄 조직은 더욱 거대화 되었으며 돈벌이 방법 역시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소비에트연방의 붕괴가 그 하나로 수천에 달하는 정부 고용인들이 범죄 현장으로 내몰리고 있다.

“모든 분야의 공무원들 - 비밀경찰, 대적 정보활동 공무원들, 특공 대원들과 국경 수비대원, 살인사건 형사들과 교통 경찰들 - 이 일자리를 잃었다. 그들이 가진 기술은 감시, 밀입국, 살인, 네트웍 형성 및 사기 등을 포함한다” 라는 것이 글레니 씨의 설명이다.

동시에 금융 자유화와 1차 상품시장의 자유화가 인터넷의 개방성으로 인해 범죄 조직들에게 새로운 기회들을 제공했다. 지구촌 전체에서 극심해지는 빈부격차 또한 절망에 빠진 빈민들이 부유한 계층에 대항하도록 하는 중요한 빌미를 제공했다. 글레니 씨의 책에 의하면 오늘날 초국가적 범죄 조직의 형태로 존재하는 대부분의 “지하 경제”가 전 세계 경제활동의 15에서 20% 정도로 추산된다.
결국 우리가 알지 못하는 한 쪽에서는 크고 작은 조직들에 의해 저질러지는 엄청난 범죄들이 행해지고 있다.

정성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