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지에 몰린 딕 체니 전 부통령
보스톤코리아  2009-07-17, 15:15:19 
CIA의 비밀 프로그램이 알려지면서 딕 체니 전 부통령의 입지가 좁아지게 되었다.
CIA의 비밀 프로그램이 알려지면서 딕 체니 전 부통령의 입지가 좁아지게 되었다.
CIA가 9.11 테러 이후 대테러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극비리에 도입했던 고문에 가까운 신문 방법이 딕 체니 당시 부통령의 지시에 따라 8년 동안 의회에 알려지지 않고 숨겨져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사실은 리언 파네타 CIA 국장이 지난달 24일 비공개로 열린 상하원 정보위원회에서 증언함으로써 밝혀지게 됐다.

파네타 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CIA의 고위 관리들이 2001년부터 최근까지 중대한 행위들을 의회에 숨겨왔다”고 증언해 파문을 일으켰다. 파네타 국장은 6월23일 이 같은 사실을 알고 이 프로그램의 중단을 지시했으며, 이튿날 상하원 정보위에서 브리핑했다.

뉴욕타임즈(NYT)는 이 같은 내용을 12일자 신문에서 보도하였으며, CIA측은 NYT의 보도 내용에 대한 입장 표명을 거부했다. 그러나 CIA 고문과 관련한 체니 전 부통령의 개입 사실이 드러나면서 절차상의 위법 여부에 대한 논란이 제기될 전망이다.

미국의 국가안보법에 따르면 미 대통령은 정보기관의 첩보 활동과 관련해 민주•공화당의 상하원 지도부와 양원 정보위원장, 간사 등 8명에게 즉각적이고도 전면적으로 브리핑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체니가 함구령을 내린 CIA의 대테러 비밀 프로그램의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에릭 홀더 미 법무장관이 부시 전임 행정부 시절의 고문 행위에 대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설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 고위 관계자는 “홀더 장관이 가혹한 수사 관행에 대한 진상 조사를 맡게 될 검사를 임명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으며, 이는 오바마 대통령의 입장과는 배치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아직 최종 결정이 내려지지는 않았지만 앞으로 수 주 내로 담당 검사를 지명하는 내용의 공식 발표가 나올 수 있다”면서 “수사가 공식 결정될 경우 상당한 파문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한편 민주당 의원들은 TV 대담프로그램에 잇따라 출연해 체니 전 부통령과 CIA에 대한 조사 필요성을 주장하고 나섰다. 딕 더빈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ABC뉴스의 This Week에 출연해 “의회 지도부를 상대로 대테러 프로그램을 은폐하는 것은 부적절할 뿐만 아니라 불법적인 것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이앤 파인스타인 상원 정보위원장도 폭스뉴스에 출연해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라고 분개했다. 그는 “정보위가 브리핑을 받았더라면 비밀 프로그램을 감시했을 것”이라면서 “의회는 이미 오래 전에 CIA의 기밀 프로그램에 대한 보고를 들었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에 맞서 공화당 인사들은 체니 전 부통령을 두둔하며 CIA에 대한 수사에 성급히 나설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화당은 오히려 민주당이 폭로전을 통해 정치적 이득을 노리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제프 세션스 상원의원은 프로그램의 성격과 실제 운용에 대해 사실 확인을 더 해야 한다며 “체니 부통령이 성실하게 국가에 복무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래마르 알렉산더 상원의원은 “만일 에릭 홀더 법무 장관이 수사에 착수한다면 1995년으로 거슬러 올라가 클린턴 행정부도 조사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존 매케인 의원 역시 과거보다 미래를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아직 CIA 수사에 대한 공식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정성일 jsi@bosto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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