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방은 창조'라지만...
보스톤코리아  2007-02-04, 23:47:53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이들에게는 특별하지 않을 일들이 여기 저기에서 일어나고 있다. 텔리비젼만 켜면 어느 방송이든 '광고'의 유혹에 그만 따라가고 만다. 어인 일인가. 주부들의 마음을 끌고도 남을만한 가정 용품들은 색다른 칼라와 디자인으로 새로운 것에 대한 유혹이 달려온다. 열심히 쓰던 물건들이 금방이라도 쓰지 못할 골동품처럼 어찌 저리도 구닥다리처럼 보일까. 아이들은 또 어떨까. 새로운 게임기에, 새로운 DVD 그리고 갖가지 장난감들은 아이들의 눈을 깜짝 놀라게 한다. 유행에 민감할 청소년 아이들은 보여지는 것에 더 진지한 태도로 대한다. 갖고 싶은 물건은 꼭 사고 싶은 마음으로...

보여지는 것이 모두인 것처럼 많은 사람들이 시간과 돈을 투자하기에 열심이다. 다른 사람이 가진 것은 다 좋아 보이니 어찌할까. 그래서 가지고 싶고, 내 것으로 만들고 싶은 욕심과 질투가 쌓이면 '병'이 되지 않을까 염려스럽다. 내 자신에 대한 신뢰감이 없어지니 자신의 '존재감'마저 찾기 어려워지는 것이리라. 내 안의 것이 차고 견고하면 그 무엇이 그 사람을 유혹할까. 내 것에 대한 자신감의 결여가 마음의 병, 몸의 병을 만드는 것일 게다. 자꾸 위축되어 가는 나, 작아지는 나를 바라보며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아무 것도 없는 것처럼 느껴지는 무력감 말이다. 그래서, 다른 사람의 흉내를 내보는 것이리라. 나도 저렇게 하면 저 사람처럼 보여질 것 같아서 그저 따라해 보는 것이리라.

요즘 메스컴을 통해서 충격스런 일들을 종종 보기도 한다. 한 유명한 대학 교수가 제자의 글을 자신의 책에 실어 망신을 당하는 일도 보도가 되었다. 또한 아주 유명한 시인의 시집의 겉 표지가 똑같은 디자인에 색깔만 바꾼 채 그대로 베낀 일이 발표되면서 글을 쓰는 필자로서도 충격적인 사실에 놀라고 말았다. 또한 음악을 하는 분야에서도 표절시비로 종종 음악평론가들이나, 작곡가 그리고 가수들이 메스컴에 오르내리기도 한다. 특별히 아트를 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이라면 볼 수 있어야 하고 만날 수 있어야 하고 느낄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래야만 자신만의 색깔과 모양으로 '표현'할 수 있기에 말이다. 지나는 옛말에 "모방은 창조"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글을 쓰는 입장에서도 연세가 드신 원로 시인, 작가 선생님들께서 나이 어린 후배들에게 해주시는 말씀은 다른 사람의 시를, 글을 많이 읽으라는 말씀을 해주신다. 그것은 바라볼 줄 알아야 느낄 수 있다는 것일 게다. 다른 사람의 것을 베끼라는 것이 아니고 내 속에서 깊이 느끼며 '새로운 자신의 것을 창조'하라는 말씀일 게다.

아무리 '모방은 창조'라지만...€ 해도 될 일과 해서는 안 될 일이 있지 않을까 싶다. 메스컴을 통해 듣는 이런 일들은 마음을 씁쓸하게 만든다. 글이나, 음악이나, 그림이나 그 어떤 것들일지라도 '창조를 위한 창조가 아니라 소비를 위한 창조'란 느낌에 마음이 시린 날이다. 유행을 좇는 젊은이들이 유행을 따라 책도, 그림도, 음악도, 유행하는 가요들의 소비할 이들임에는 틀림없기 때문일 게다. 사람의 눈길을 끌지 못하면 시장성에서는 단연 실패하는 일일 테니 아마도 큰 낭패거리가 아니겠는가. 하지만, 소비자들의 만족을 위해서 자신의 영혼을 팔지 않는 양심이면 좋겠다. 자신만의 것을 창조해 나갈 수 있는 장인 정신이 그리운 날이다. 또한 자라나는 아이들과 후배들에게 부끄럽지 않는 연구하고 노력하는 진정한 '예술인'이길 바램하는 마음이다.

비슷한 차림의 사람이 함께 걸어간다는 상상을 해보라. 오래 전, 아마도 20년이 다 된 일일 게다. 남편이랑 한국을 함께 방문하여 구경을 하게 되었다. 기분 좋은 마음으로 색깔과 모양이 똑같은 티셔츠를 두 개를 사 가지고 함께 입자고 하였다. 남편은 질색을 하며 싫다는 것이다. 물론 내밀던 손이 부끄러울 만큼 속이 상했지만 이내 이 사람의 말을 듣고 이해를 하게되었다. 미국 생활을 오래했던 이 사람에게는 '커플 티셔츠(Couple T-shirts)'라는 것에 웃음을 지며 "우리가 쌍둥이야?"하며 폭소를 자아냈던 것이다. 또한 명동의 한 복판을 함께 걷게 되었다. 모두가 똑같은 화장에 뽀얀 얼굴 그리고 똑같은 차림에 이 사람이 그만 질려하는 것이다. 그때는 잘 몰랐었는데 요즘 가끔 한국을 방문하며 비슷한 모습을 만나면 그 옛날 생각이 떠오르곤 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것을 보며 '참 멋있다!'싶을 정도로 맘에 드는 차림이나 행동들이 있다. 하지만, 그 모든 것들이 어찌 하루아침에 된 일일까. 평소의 일상에서의 자기 마음가짐일 게다. 남이 흉내낼 수 없는 자신만의 당당함, 떳떳함, 자신감 말이다. 그 이면에는 남보다 열심히, 성실히 자신의 ! 삶을 살아왔을 깊은 연륜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런 말이 있지 않은가. 여행 중 모르는 낯선 곳에서 시장기가 돌아 식당이라도 찾으려 할 때는 '무엇을 먹을까' 고민을 하게 된다. 이럴 때에는 머뭇거리고 고민하지 말고 옆자리에서 먹는 사람들의 음식을 힐끔거리며 보고 결정하라는 것이다. 이런 것처럼 자기 자신이 그 어떤 것에 자신이 없다면 마음에 드는 사람을 좇아 흉내 낼 수 있는 것도 '용기'라는 생각이다. 하지만, 따라하고 마음 편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 괜시리 비슷한 차림으로 정작 그 사람 앞에 서면 지레 편치 않아 하는 이는 바로 자신일 테니 말이다. 그러니, 따라하고 베끼는 방법보다는 따라하되 알아차리지 못할 만큼만 흉내 내봄은 어떨까. 자신의 만족을 줄만큼만 치장을 하고 거울을 본다면 행복하지 않을까. 그 상대방 앞에 서더라도 부끄럽지 않을 만큼에서 그 사람의 장점을 인정해 준 자신이 오히려 멋져 보이는 일이라면...

skyboston@hanmail.net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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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 칼럼니스트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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