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대륙 인디언의 역사 : 6. 대평원 전쟁의 서막 (1)
보스톤코리아  2015-10-12, 12:36:25 
미국의 영토 확장 과정
미국의 영토 확장 자체는 본서가 다루고자 하는 범위 밖에 있으나, 미국의 계속되는 팽창으로 인하여 오래전부터 그 곳에 살고 있던 원주민들의 생존에 대한 위협이 증대되었기 때문에 이 내용을 잠간 살펴보기로 한다. 버지니아의 작은 정착마을에서 시작된 미국은 200여년이 지나자 미국의 동부와 남부는 미국화가 완성되었고 1800년대 중반부터는 미시시피 강을 건너고 평원을 가로질러 서부로 본격적으로 진출하였다. 이 과정에서 지금까지는 유럽에서 건너온 백인들과의 충돌 없이 전통적인 생활방식을 유지해 왔던 평원 인디언 부족과 멕시코로부터 양보 받은 구 스페인식민지에 살던 인디언부족에게도 시련의 계절이 시작되었다.

독립 이전 식민지시절의 미국 땅은 대체로 대서양 연안에서 애팔래치아 산맥까지이었다. 독립전쟁에 승리하면서 '1783년의 파리조약'에 의거 영국으로부터 미시시피 강 동쪽의 땅을 모두 양도받았다. 1803년에는 미시시피 강에서부터 로키 산맥에 이르는 루이지애나를 프랑스로부터 매입하였다. 한때 프랑스는 루이지애나  땅에 강력한 식민지를 건설하려는 큰 꿈이 있었으나 유럽 내에서  계속된 전쟁으로 재정이 매우 어려워진데다가 미국이 빠른 속도로 성장해가는 것을 보고는 그 꿈을 접는 쪽으로 기울고 있었다. 한편 미국은 미시시피 강을 이용한 원활한 수상교통로를 확보하기 위해서 미시시피 강 입구에 위치한 뉴올리언스를 프랑스로부터 매입하기를 원하고 있었다. 뉴올리언스 매입사절이 프랑스를 방문하였을 때에 나폴레옹은 루이지애나 전부를 사갈 것을 미국 측에 제의하고  우여곡절 끝에 미국이 그 제의를 받아들이면서 루이지애나가 미국의 영토가 되었다. 

매입된 토지는 한반도면적의 열배나 되었는데 매입비용은  1500만 달러에 지나지 않았다. 1 km²당 7달러에 해당하는 돈이었다. 그런데 인디언의 시각에서 이 거래를 쳐다보면, 남의 나라와 땅을 사고팔다니 조선 후기 대동강 물을 팔아먹었다는 봉이 김 선달의 행태와 닮았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아니면 훔친 것이나 진배없는 미시시피 강 서쪽 땅을 헐값에 매매한 장물아비들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을까?

1818년 영국과의 협정에 의하여 북쪽의 국경을 북위 49도선으로 직선화시키면서 미국이 내준 땅보다 더 많은 땅을 얻었고 1846년에는 영국과 맺어진 '오리건 조약'에 의거 그동안 서로 자기네 영토라고 주장해 오던 서북부 지역에서도 북위 49도를 기준으로 그 이남의 땅을 미국의 영토로 확정지었다. 

텍사스는 스페인의 침입 이래 줄곳 스페인의 지배를 받아왔으며 1821년에 멕시코가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한 후로는 멕시코 영토 일부가 되었다. 그런데 1820년대 이후 많은 미국인들이 텍사스로 이주해와서 정착마을을 건설하였다. 미국인의 세력이 충분히 커지자 이들은 멕시코와 전쟁을 벌여 승리함으로써 텍사스공화국을 건설하였다. 텍사스공화국은 미국의 한 주로 편입되기를 원하였다. 미국의 입장은 찬반이 엇갈렸다. 우여곡절 끝에 1845년 12월 29일 미국은 텍사스공화국을 미합중국에 편입시켰다. 이로써 미국과 멕시코 사이의 외교관계는 파탄 나고 멕시코와 텍사스 주 간의 국경설정문제를 둘러싼 분쟁은 결국 전쟁으로 이어졌다. 미국은 비교적 쉽게 멕시코를 물리쳤으며, 1848년 2월 2일 체결된  강화조약(Treaty of Guadalupe Hidalgo)에 의거 캘리포니아, 유타, 애리조나, 네바다, 콜로라도와 뉴멕시코 등을 포함한 남서부의 광대한 땅을 차지하게 되었다. 이로써 오늘날과 같은 미국 본토의 영토가 완성되었다.

인디언의 부족이름이나 산이나 강과 같은 지리적인 이름들 중 영어식 이름보다는 스페인어나 프랑스어 식으로 표기되는 경우가 더 흔하다. 그 이유는 미국의 영토 확장과정에서 본 바와 같이 과거 프랑스 식민지와 스페인 식민지를 미합중국으로 편입시켰기 때문이다. 어떤 지역의 인디언과 처음 접촉한 유럽인들이 자기네 방식대로 그 부족에게 이름을 붙이고 마을이나 지형지물에 대하여 이름을 붙이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었을 것이다. 디트로이트나 센트 루이스나 뉴올리언스와 같은 도시는 프랑스인들이 건설하였기에 프랑스식 이름이 붙었고, 로스앤젤레스나 샌프란시스코나 산타페와 같은 도시는 스페인 식민지였기에 스페인 이름을 갖고 있다. 인디언 부족중 가장 큰 땅과 인구를 가지고 있는 나바호의 경우 일반적으로 스페인어식 표기에 따라 Navajo라고 쓰고 있다. 그런데 인디언 역사서 중 불후의 명작으로 인정받고 있는 Dee Brown의 'Bury my heart in Wounded Knee'에서는 'Navaho'라고 표기하고 있다.    
(다음 호에 계속)


김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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