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나이 50을 꿈꾸며
보스톤코리아  2008-02-24, 08:40:18 
많은 여자는 비밀 하나씩을 간직하고 가끔은 꺼내보고 싶은 비밀이 있다. 간직하고 싶은 비밀 외에도 감추고 싶은 비밀이 또 하나 있는데 그것이 바로 자신의 나이라는 것이다. 젊어서야 젊음 그 자체로 당당하고 멋지고 아름답기에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일이다. 살아온 삶의 뒤안길을 바라보며 기쁨과 행복도 있지만, 나 자신에 대한 허탈함과 삶의 의욕의 상실감을 느끼는 것이다. 삶이 늘 그렇듯이 기쁨과 슬픔 그리고 즐거움과 괴로움 행복과 고통의 연속이다. 다만, 지금 느끼는 내 감정이 행복하다고 느끼면 행복인 삶이다. 그 누구와도 상관없이 우선 나의 행복에 대한 정의를 확실히 할 필요가 있다.

‘사람들은 50~60세 사이의 어딘가에서 우울증 세계로 빠져든다. 자신이 걸어온 길은 알지만 어디를 향해 걸어가는지는 알 수 없다. 오래된 지식을 새것으로 바꾸고 지금까지 몰랐던 감정과 마주해야 한다.  '언젠가는 꼭 해야 하겠지'하고 선언했던 것을 실천할 때가 온 것이다. 늘 말하던 '나중에'가 사실은 '지금'이 되었다. 지금 하지 않으면 이제는 너무 늦다." - 퍼트리샤 튜더산달의《여자 나이 50》중에서 -
그래 그렇다, 퍼트리샤 튜더산의 글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여자 나이 50은 우울하고 쓸쓸하고 고독하다. 몸도 마음도 정신없이 달려왔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지만 등을 밀어내지도 않았지만 쉼 없이 달려오고 말았다. 남편과 자식을 위해서라고 하면 그네들은 무어라 말할까? 이제는 무릎도 콕콕 쑤시고 어깻죽지도 등허리도 내 몸 같지 않다. 아직 마음은 젊은데 몸은 내 말을 들어주지 않아 서글픔에 혼자 울먹인다. 남편이라도 곁에서 자상하게 말 한마디 던져주면 좋으련만 옆구리 찔러 절받기는 싫어 괜한 자존심만 앞세운다. 이 마음을 남편인들, 자식인들 알 수 있을까. 가끔 언니와 나누는 생활 얘기와 곁의 연배 높은 분들과 함께 나누며 공감하는 부분들이기도 하다.
내 나이 30에는 세 아이를 키우느라 정신없이 살았다. 남편과 세 아이 그리고 시댁 어른들 속에서 마음의 여유 없이 바쁜 마음으로 살았다. 가둬진 틀 속에서 빠져나갈 수 없음을 인정하고 나서는 내 나이 40을 그렇게 무작정 기다렸다. 남들은 나이 먹는 것이 무섭고 두렵다고 하는데, 아직 내게는 무서울 만큼 두려움은 아니다. 기다렸던 나이 40이 되고 보니 놀라울 만큼 큰 변화가 찾아왔다. 그것은 다름 아닌 마음에서의 자신감이 생긴 것이다. 무작정 미루고 하지 못했던 일들을 이제는 마음에서 시작하여 몸으로 실천하는 용기가 생긴 것이다. 삶이라는 것이, 인생이라는 것이 어찌 생각처럼 편안한 일만 있었겠는가. 이런저런 작고 큰일들이 내 곁을 스쳐 지났지만, 두려워하지 않고 맞이하고 받아들이고 또 보냈다.
이제는 여자 나이 50을 바라보는 중년의 언덕을 오르고 있다. 아직은 서툰 중년이지만 지내온 세월 만큼에서 이런저런 일들을 경험하면서 삶에 대한 폭이 넓어졌다. 나의 삶에서 '누구 때문에~'라는 무책임한 인생은 되지 않으려고 애쓰며 노력한다. 나의 새로운 아름다운 인생의 나이, 여자 나이 50을 바라보며 내 삶에 대해 변명하거나 도망하지 않기로 했다. 나 자신의 선택에 대한 자유와 책임을 내 스스로 질 수 있는 아름답고 멋진 50을 꿈꾸어 본다. 누구와 비교하지 않는 자신에 대한 열정과 실천은 또 다른 발을 내딛는 에너지의 강한 힘이다. 자신의 '선택과 책임'은 사춘기의 청소년들에게 필요한 요소이고 필수 조건이기도 하지만, 불혹(不惑)의 언덕을 넘어 지천명(知天命)에 이른 여자 나이 50에도 지켜져야 할 필요한 덕목이기도 하다.

여자 나이 50이 되면 괜스레 자신 스스로 약해지는 마음이 들기도 하고 남편에게나 자식들에게서 소외되고 멀어지는 느낌을 받기도 하는 나이이기도 하다. 나이 50의 여자들은 폐경기에 따른 갱년기(更年期)로 우울하기도 하고 자신의 여자다움에 대한 불안을 겪기도 한다. 하지만, 이 갱년기(更年期)가 여자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며 남성들에게도 비슷한 증상이 찾아온다. 자식들을 떠나보냈다고 섭섭할 것만이 아니라, 자유로운 시간이 허락되었다고 긍정적인 생각으로 바꾸어 보는 것이다. 아마도, 여자 나이 50은 넓은 세상을 경험했기에 부족한 자리를 채울 수 있고 넘치는 자리를 내려놓을 줄 아는 지혜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여자 나이 50은 인생에서 최고의 아름다움의 극치이고 황금기라고 하지 않던가.

누구에 의해서가 아닌 나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조건이 갖춰진 여자 나이 50은 얼마나 행복한 나이인가 말이다. 여자 나이 50은 앞으로의 멋진 인생을 준비하는 행복한 시간이며 자유로움을 만끽하는 나이이다. 스스로 묶어놓지 말고 열린 마음으로 맞이하고 기쁨과 행복을 나누는 것이다. 그동안 하고 싶었던 취미 생활도 시작해보고, 자식들에게서 훌쩍 떠나 여행도 시작해 보는 것이다. 여행은 때로는 새로운 삶의 동반자 역할을 해준다. 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하나의 거울 역할도 하고 앞으로 가야 할 지표에 대한 꿈과 용기도 주기도 한다. 누구 때문에 결정지어졌던 테두리 안에서의 생활이 이제는 나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기쁨과 행복이 되어 나눌 수 있는 주인공이 되어보는 것이다. 여자 나이 50은 이렇듯 자유롭게 파란 하늘을 훨훨 날 수 있는 아름답고 멋진 꿈의 나이이다.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skybost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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