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때를 놓치지 말고
보스톤코리아  2008-03-31, 11:35:30 
인생의 여정을 어찌 길이로만 따질 수 있을까. 삶의 높낮이의 굴곡과 함께 지내온 만큼의 인생일진데 말이다. 하지만, 세월의 길이만큼 오랜 인생을 살아오며 경험했던 일과 관계 속에서 얻어서 기뻤던 때와 잃어서 슬펐던 때가 분명히 있었으리라. 그 기쁨과 슬픔의 때를 겪고 또 경험하면서 깨달음의 지혜가 생겼으리라. 젊은이들이 알아차릴 수 없는 그때를 노인들은 이미 경험에서 터득했기에 마음으로 몸으로 깨닫고 조용히 기다리는 것이다.

비가 내릴 것인지, 눈이 내릴 것인지를 기상 뉴스를 듣지 않아도 몸으로 먼저 알아차리는 일이란 참으로 신비스런 일이다. 어찌 그리 용케도 알고 벌써 어깨와 무릎이 쑤시고 온 삭신이 쑤셔오면 비가 올 것이라고 이미 알고 있다. 아마도 오랜 삶의 경험에서 얻어지는 터득일 것이다. 그것이 바로 지혜이다. 제아무리 요즘 아이들이 신지식으로 공부를 한다고 해도 이 '지혜'만큼은 쉽사리 얻을 수 없는 공부이다. 세월의 길이만큼 삶의 경험을 통해서만 가능한 공부이기 때문이다. 이 경험의 지혜를 통해서만 얻어지는 또 하나의 놀라운 사실이 바로 이 '때'를 아는 지혜이다.

2008년 3월 26일 미국을 방문 중인 유명환 외교통상부장관과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은 이날 국무부 청사에서 오찬을 겸한 한.미 외무장관회담을 가진 후에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핵 신고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있는 데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6자회담 당사국들의 인내심이 다해 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또한, 이날 미국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열린 한미 외교장관회담 후 유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애초 합의 시한(지난해 12월31일)을 넘긴 북한의 핵 신고에 대해 "북한은 좋은 때를 놓치지 말고 가능한 한 빨리 신고서를 제출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요즘 또한 한국에서의 새 정부 대북정책을 바라보며 '때'라는 것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대통령은 대북정책의 첫 원칙으로 한반도 비핵화를 제시했다. 북핵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남북관계 개선은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표명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북측에 핵 포기를 강력 주문한 것이며 "핵을 끼고는 통일하기도 힘들고 본격적인 경제협력도 힘들다"고 강조했다. 또한, 북한에 일방적 퍼주기는 없다는 점을 분명한 태도로 밝힌 것이다. 이 새 정부의 대북정책을 가만히 들여다보며 아마도 그 '때'라는 것은 어느 한 쪽에서 일방적으로 할 수 없기에 쌍방 모두가 그 '때'를 잘 알아차리는 지혜가 필요하리란 생각이다.

북한의 핵 신고 문제는 한미 외교의 중요한 과제이기도 하지만 무작정 미루기만 한다고 해결된 문제는 아니기에 그 '때'를 놓치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또한, 여러가지 열악한 상황에서도 추진해 오던 남북 간의 교류들이 흔들리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는 것이다. 서로 소통할 수 있는 통로는 막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은 어쩌면 모든 국민이 바라는 마음일 것이다. 어떤 의미에서든 간에 단절은 또 다른 고립으로의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좋은 시기의 때를 놓치지 않는 지혜가 모두에게 필요하고 신중한 때이기도 하다.

또한, 지난 26일 한국의 남북회담사무국에서 열린 통일부 업무보고에서 이 대통령은 이어 "국민의 뜻에 반하는 (남북)협상은 앞으로 없을 것이라며 남북 간에서 매우 투명하고 국제사회에서 인정하는 규정 위에서 적극적으로 대화 할 준비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핵을 포기할 때 북한 정권도 안정될 것이고 평화도 유지될 것이며 경제도 자립할 기틀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우리는 북핵 폐기를 위해 6자회담에서 적극적인 협력으로 계속 노력해야 하고,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통해 이런 현안이 해결되면 (북한과) 협력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타국에 있는 우리에게는 너무 먼 얘기인 듯싶지만, 너무도 가까운 우리 조국의 얘기다. 그냥 지나쳐 버리기에는 안될 우리의 안보와 세계 평화의 문제이며 또한 내 조국의 안타까운 현실에 가슴이 메어지는 일이기도 하다. 보기 싫다고 뒤돌아설 수도 없는 현실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남들이 손가락질한다고 함께 손가락질로 그들을 매몰차게 밀어낼 입장이 아니기에 보듬으며 함께 그 '때'를 놓치지 않기만을 바람으로 놓는다. 그 '때'를 놓치지 않기를...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skybost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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