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닫는 올스톤 이정표 까치비디오
보스톤코리아  2008-12-12, 14:47:35 
지난 월요일 빼꼼이 열린 셔터 사이로 비디오를 분주하게 정리하는 까치 비디오 직원과 마주쳤다. 벌써 12년째 까치비디오에서 근무하고 있는 지바나씨는 수천개가 넘는 비디오들을 상자에 담으며 "곧 모든 물건이 정리되는 대로 폐기처리하려고 대형 트럭차도 불러놨다"며 가게앞 컨테이너를 가르켰다.

까치비디오는 19년 가까이 올스톤 이정표로 한인들의 만남의 장소 역할을 해왔는데 지난 달 막상 문을 닫는다는 공지에 한인들은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얼마전 까치가 영업을 접는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채 까치를 찾은 지역주민 백씨 노부부는 "하버드 에비뉴에 나온면 외식도하고 겸사겸사 한국식품시장보고 까치들려서 한국비디오도 빌려갔는데 즐거움이 하나 줄어서 아쉽다. 한국드라마가 이민생활에 많은 위로가 됐는데 까치가 없어진다니 서운하다"며 아쉬움을 감추지못했다.

한 한인학생은 까치비디오가 문을 닫는다는 여부를 되물으며 "셔터 내려진 까치를 보니까 경기 나쁘다는게 온 몸으로 느껴진다"며 "까치 앞에서 보자 던 말도 곧 사라지겠다"고 말했다. .
까치가 문을 닫게되서 아쉬운것은 한인 고객들뿐 만이 아니다. 96년 부터 12년 이상 까치에서 근무했던 외국인인 조바나 씨도 당장 까치 둥지를 떠나는 게 쉽지만은 않다.

까지비디오의 안주인 도정희 씨는 "비디오 세 대로 시작했던 까치비디오가 17년 넘게 우리 식구들 생계를 유지해줬다"며 "어두운 지하실에서 기계 세 대에 녹화 테입돌려가며 쇼파에 앉아 밤을 꼬박세웠던 기억도, 1시간 30분 마다 울리던 테입교체 알람 소리도 귀속에 여전한데..." 연신 서운한 마음을 달래지 못했다.

까치비디오의 도 대표는 "그동안 까치비디오를 아껴주던 고객들에게 많이 죄송하다. 하지만 비디오대여 사업은7년전 부터 하양길이었다. 이미 오래 전 부터 위기를 감지했으나 19년 가까이 영업해왔다는 정과 미련때문에 쉽게 접을 수 가 없었는데 몇 달전 총판에서 비디오 판권료를 대책없이 올리는 바람에 이젠 정말 접어야 할 때라고 결정했다" 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가까운 뉴욕, 뉴저지의 경우는 대부분의 고객이 컴퓨터 사용이 서투른 장년층과 한국에서 온지 얼마 안된 채류자들이 많아 아직도 비디오사업이 그럭저럭 운영되고 있지만 보스톤은 이와는 다른 처지다. 요즘 학생들 대부분이 인터넷 비디오 싸이트 다운로드, YouTube등을 통해 한국드라마와 영화를 시청하고 있고, 유학생들이 주 고객인 보스톤 지역 특징상 환율 급등으로 인한 학생들의 생활비 지출이 줄어들어 까치비디오처럼 소규모 사업장은 이미 영업에 큰 타격을 받고 있다. 경기 나빠지면서 고객들이 많이 줄어든데다 6000불에 가까운 가게 임대료 지불에 높은 비디오 배급료까지 겹쳐 무척 힘겨웠다"고 까치비디오를 닫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이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버텨보려고 한국에 서버를 만들어 더욱 신속히 영상물을 보스톤에 보급하는 데 주력했었고 고객거래 계좌 전산화, 인터넷 주문 배달서비스 실시등 백방으로 힘을 썼지만 주변의 비디오를 취급하는 상점들과 잦은 마찰과 계속되는 한국비디오 배급료 인상 때문에 총판과의 관계도 더욱 악화되어 더이상 버틸수 없었다"고 말했다.

도 대표는 남은 비디오를 모두 폐기처분하는 이유를 "한달전 고객들에게 미리 폐업 공고를 했고 몇주간 드라마, 역사물등을set로 묶어 개당 1불도 안되는 싼값에 판매했다. 그동안 까치를 아껴주던 고객들에게 보답하는 마음으로 드린것이라 남은 것들을 떠리로 처리하는것도, 그렇다고 어떤 특정단체에게 주는 것도 마지막까지 제값을 내고 구매한 고객들에게 바른 경우가 아니라고 생각해 마지막까지 신용과 믿음을 지키는 까치비디오가 되고 싶어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까치비디오는 현금으로 Deposit해준 고객들에게 나머지 금액을 미리 반환한 상태이며 크레딧카드 deposit고객들에게도 반환받지 못한 비디오물에 대해 비용을 더하지않고 잔액을 돌려주고 있다. 또한 11월 17일 이후 빌려간 비디오의 반환을 원하는 고객들은 까치 비디오가 12월 31일 정식폐업일 전에 돌려주면 된다고 도 대표는 말했다. 도 대표는12월31일을 기일로 까치비디오의 모든 고객들의 Account data는 삭제되므로 개인정보 유출은 우려하지 말것을 당부했다.

김수연 editorkim@bosto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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